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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독일의 길/동독총선 우파 압승과 통독: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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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독일의 길/동독총선 우파 압승과 통독:6

입력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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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권 3개로 분할된다/통일독일 경제력 유럽1위… 성장잠재력도 무한/주변「공포」도 “경제패권우려”로/EC­독­소 중심 3각견제할듯통일독일의 등장을 주변국들이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군사대국화 가능성보다는 경제대국화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2차대전 전과는 달리 지구상의 핵무기를 거의 반분하다시피하고 있는 미소 두 초강대국이 버티고 있는 한 통일독일의 군사적 위협이 실제화 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또한 양차대전의 쓰라린 경험과 전후 40여년간 서독에서 지속된 민주체제의 영향도 독일이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이처럼 군사적으로 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이 끊임없이 통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통일독일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경제적 패권주의」를 지향할 가능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동서독의 경제지표를 단순합산해 보더라도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인구는 7천8백만명(동독1천7백만명ㆍ서독 6천1백만명)으로 늘며 GNP는 1조7백70억달러(동독 2천70억달러ㆍ서독 8천7백억달러)로 확대된다. 통일이 된다하더라도 독일은 인구로나 GNP로나 미국ㆍ소련ㆍ일본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그러나 유럽에 국한시켜볼 때 인구 제2위국인 5천7백만명의 영국과는 2천1백만명의 격차를 벌리는 것이며 GNP규모도 2위국인 프랑스보다 3천1백50억달러가 많아지게 된다. 그러나 주변국들은 이러한 단순합산에 따른 지표보다는 통독이후 독일의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두려워하고 있다. 유럽 수출물량의 30%,자동차생산의 35%,철강생산 26%,발전량의 29%를 차지해 이미EC 경제력의 25%를 점하고 있는 서독은 동독과의 통합으로 경제점유율을 33%까지 늘릴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변국들의 「독일공포증」은 경제력 수준이하의 군사력보유를 독일에 「강요」할 것이기 때문에 군사비지출을 현재보다 현저하게 줄일수 있어 통일독일의 경제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비대화할 가능성도 높다.

일본이 전후에 누렸던 「안보무임승차」의 혜택을 통일독일도 힘들이지 않고 얻을수 있게되는 셈이다.

이처럼 비대한 경제력을 갖게 될 통일독일이 EC의 1개회원국으로 계속만족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서독은 92년으로 예정된 EC경제 통합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않겠다고 거듭 천명하고 있다. 동구권을 새로운 시장으로 삼기위해 EC경제통합을 희생시키려들지 모른다는 서방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목적도 없지않지만 서 독은 현실적 필요에서 통일과 EC통합을 병행시키려하고 있다. 코메콘 6개국교역량을 모두 합치더라도 스위스규모 정도에 지나지 않고 여기에 동독을 포함시킨다해도 서독수출물량의 3%만을 소화할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서독은 물론 유럽각국은 EC통합이후 유럽에서 새로운 경제질서가 구축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콜서독 총리는 동독총선이 우파연합의 승리로 끝난 다음날인 지난19일 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산하 동서경제협력에 관한 35개국회의 개막식연설에서 소련블록을 포함한 통합유럽경제권 창설을 제의했다.

소련대표는 다음날 동서로 블록화되어 있는 경제권을 하나의 유럽권으로 만들자고 제의,콜총리의 구상에 호응했다.

「대서양에서 우랄산맥까지」하나의 경제권을 이룩하자는 데 소련과 서독이 기본적인 이해를 같이 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따라서 92년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EC를 한 축으로 하여 새로운 유럽경제권이 모색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통일후 독일경제가 비대해 질것으로 예상하는 경제전문가들은 범유럽경제권은 3개의 소블록으로 나뉘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리와 런던을 중심으로한 EC권,베를린중심의 마르크경제권,모스크바중심의정치ㆍ군사세력권으로 유럽경제가 3분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이에 앞서 서독은 동독과 통화를 단일화하고 동독을 자유경제체제로 전환시켜야 하는 벅찬 과제를 안고 있다.

동독의 통신ㆍ정보체계를 서독수준으로 보수하는데만 3천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서독기업인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때문에 서독인들은 벌써부터 막대한액수의 세금부담을 걱정하고 양국 통화단일화 이후 인플레이션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서독의 경제지원은 미국의 마셜플랜처럼 서독에 「부머랭 효과」를 가져다 줄것이며 그기간도 넉넉잡아 5년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에따른 경제적 곤경이 해소된 이후에 독일 경제는 다른 EC국가와 경제적 격차를 더욱 벌릴것이 분명하다.

EC의 틀안에 머무를 수 없을 만큼 비대해질 서독이 독자적인 경제권을 구축하려들 것임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독일이 국내문제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통일이후 5년간 독일의「경제패권주의」대두를 막기위해서 프랑스와 영국은 EC의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것이며, 소련도 마르크경제권의 동진을 차단하는 장치들을 모색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천년대의 유럽경제권은 범유럽적협력의 기조하에 3개경제권으로 정립될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이 있다. 한가지 간과할수 없는 사실은 독일통일로 범유럽경제권이 그틀을 갖춰나감에따라 아시아경제권ㆍ미주경제권 형성이 보다 활발해 질수 있을것이라는 것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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