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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늘 총선… 우파우세/45년만에 60여정당 의석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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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늘 총선… 우파우세/45년만에 60여정당 의석 각축

입력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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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연합」ㆍ「민주포룸」 선두다툼… 우열 점못쳐/내달 2차선거이후 의석윤곽… 연정 불가피【파리=김영환 특파원】 지난해 폭발적 동구 개혁에 불씨를 댕긴 헝가리가 25일 45년만의 자유총선을 실시한다.

동독총선에 뒤이은 이번 헝가리 총선은 동독이 그랬듯이 3백94개의 의석을 놓고 60여개 군소정당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정당중 선거를 주도할 선두 그룹은 서구지향적인 자유민주 연합(AFD),민족주의 성격이 강한 헝가리 민주포룸(MDF),중도우익의 독립소지주당,급진적인 청년민주연맹,현 집권세력인 사회당(구공산당)등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자유민주 연합의 지지도가 23%로 선두주자였던 헝가리 민주포룸(21.5%)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으며,독립소지주당 17%,청년민주동맹 11.2%,사회당 9%순이다. 이처럼 선두정당들의 우열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어 새정권은 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정확한 의석수는 내달8일의 2차결선 투표가 끝나야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헝가리 총선의 특징은 각 정당의 노선이나 정강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우파와 좌파 구분이 분명치 않은데다 각 정당들이 공통적으로 공산주의 청산 시장경제도입 의회민주주의 탈소 중립화등을 부르짖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속도나 방법등 각론에 관한 것 뿐이다.

자유민주연합은 급진적 시장경제화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헝가리 민주포룸이나 사회당은 점진적 변화를 내세우고,독립소지주당은 국유토지의 원소유주반환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자유주의적 지식인을 중심으로한 자유민주연합은 지도부의 상당수가 유태계이며 서방지향적인데 반해,반체제인사와 개혁파 공산당원을 주축으로 87년에 결성된 헝가리민주포룸은 민족주의색채가 강하다. 이 때문에 두정당은 적대관계에 가까운 반목속에 상대방을 「위험한 자유주의자」「보수적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서로 공격하고 있다.

한편 독립소지주당은 국유 토지를 47년 공산화이전 소유주에게 돌 려준다는 공약을 내걸고 최근 시골지역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물론 이들의 선거공약은 현실적으로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지만 토지개혁에 대한 기대때문에 지지자가 늘고 있다. 지난 1945년 마지막 자유총선에서 57%를 득표했던 화려한 관록을 가진 독립소지주당은 총선후 연정구성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스로 공산당을 해체하고 총선을 위해 국회도 해산하는등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한 사회당은 이같은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 확실하다.

지난 23일 끝난 선거유세는 철저한 반공산 반소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선거포스터중에는 소련군의 철수를 비웃거나 공산주의 청산을 풍자한 내용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한때 차기대통령이 유력시 됐던 사회당의 임레ㆍ포즈가이 국무장관은 사회당을 포함한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각정당은 사회당만은 연정에서 배제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지 관측통들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헝가리민주포룸이 결국 제1당이되고 당수인 요세프ㆍ안탈이 새정부 총리가 될것으로 관측한다. 그이유는 최근 루마니아에서 발생한 헝가리계 주민차별 문제와 독일통일의 가속화로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기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경향을 동독총선과 연관지어 이념적 공백상태인 동구에 배태적 민족주의가 부활하는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점들이 헝가리 새정권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것임을 예견케한다. 그러나 「가두혁명」없이도 순조롭게 체제개혁을 이뤄낸 헝가리인들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앞날을 낙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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