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지지하며 이의 완벽한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은 단순히 소련 자체의 이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동북아시아의 군사적 대결을 경제협력의 관계로 전화시켜야 하며 바로 그것이 아시아의 신데탕트,탈냉전,탈이념을 실현시키는 신사고의 행동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양국간의 경제교류가 단기적 이익을 탐하는 것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양국 국민간의 우호증진이라는 상호신뢰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양국의 경제교류는 그 산업구조상, 상호 경쟁적이라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며 경제협력과 교류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함을 인식해야 한다.
소련은 소재산업,원자재산업,기계금속류,생산재산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소비재,전자제품 등의 경공업 분야와 서비스산업에서 경험이 있다. 이와같은 양국간의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마음놓고 교류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낙관적인 경제교류와 협력에는 많은 장애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교류 절차를 간소화해야 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할 것이며 경제교류에 필요한 인재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루블화의 태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양국정치 지도자가 경제교류에서 제기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앞장서야 하고 경제문화 교류를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력이 앞서야 한다. 정치와 경제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상호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다. 이 양자는 별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함께 진행되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도 한ㆍ소관계는 이제 정경분리의 차원에서 정경일치의 차원으로 발돋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한ㆍ소간의 조속한 국교관계의 수립을 강조한다.
그리고 한국과 소련의 경제교류와 협력은 양국민의 것이 아닌 북한도 참여하는 다자간 협력관계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미국을 포함한 일본 동남아제국등 태평양국가의 공동참여로 일찍이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행한 연설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장한 경제번영과 일치하는 것이며 아울러 동북아시아의 평화보장과 세계평화의 장기적 구도임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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