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조명구특파원】 소련을 방문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등 한국측 대표단은 23일 상오(현지시간)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시타리얀 소련 대외경제위원회의장겸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양국간의 국교 수립을 소련측에 공식적으로 촉구했다.이날 정부측 대표인 박철언장관은 시타리얀 부총리에게 『한소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투자보장 협정등 각종 정부간 협정의 체결이 필수적』이라고 전제,『이를 위해 양국간의 수교를 위한 공식적인 정부간 협상을 즉각 개시하자』고 제의했다.
한국 대표단의 이같은 수교 제의는 그간 비공식적이고 비공개적이던 한소 양국간의 수교문제가 처음으로 공개되고 양국 당국자간에 공식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한소 양국 수교에 새로운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박장관은 『양국간의 수교가 즉각적으로 어렵다면 그 전단계로서 양측의 각료를 단장으로 하고 외교ㆍ경제부처의 실무자들을 위원으로 하는 협력기구를 만들어 수교협상과 경제협력 문제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병행 추진하자』고 덧붙여 제의하고 또 이와는 별개로 『정부와 민간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소경제협력합동위원회」를 설치,현재 양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합작투자개발사업등에 대한 모든 논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토록 하자』고 소련측의 신중한 검토와 조속한 회담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타리얀 부총리는 『당분간 한소경제협력위원회등 기존의 경제협력 관련기구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한국측의 수교촉구에 즉각적인 태도 표명을 유보했으나 경제협력기구의 확대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했다고 동석했던 박희태대변인이 전했다.
시타리얀 부총리는 또 『현재 소련은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민수로 전환된 기업과 공장을 상대로 한국측이 경협및 합작 대상을 선택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은 한소간 투자보장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는데 잠정 협정은 6월말이나 7월초의 양국간 총영사관 개설과 함께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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