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황산가스 수분에 녹아/맑은 날보다 「체감」급상승/환경당국선 기초연구조차 못해안개낀 날 서울의 대기오염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대기오염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개가 낄 경우 아황산가스 먼지 등이 녹아든 산성안개현상이 빚어져 체감오염도가 급상승하고 있으나 환경당국은 산성안개에 대한 기초연구조차 하지못하고 있다.
서해안에서 한강을 따라 집중적으로 안개가 밀려든 21일 서울 시민들은 안개속에서 풍기는 매캐한 악취에 불쾌감을 느끼고 눈과호흡기 등에 고통을 느낀 사람이 많았다.
안개낀 날 대기오염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대기중의 아황산가스가 안개속의 수분에 녹아들면서 황산으로 변해 산성안개를 형성함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심해지기 때문.
게다가 안개가 끼는 날엔 바람이 거의 없어 오염물질이 확산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도가 같더라도 맑은날 보다 체감오염도가 훨씬 더 높다.
이날 상오6시,8시 서울의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광화문이 0.055PPM,문래동이 0.072PPM으로 지난 1,2월의 평균치보다 낮았으나 상오4시의 습도가 97%나 되고 풍속도 초속 1m내외로 거의 바람이 없어 체감오염도는 0.1PPM 이상으로 겨울철 맑은날보다 심한편이었다.
약사 장현식씨(30ㆍ서울 도봉구 미아동)는 『오늘같이 안개가 끼고 바람이 없는 날에는 악취가 나는데다 눈과 목이 따끔거리고 피로를 많이 느낀다』며 『안개와 대기오염물질이 혼합된 스모그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기오염이 가징 심한 영등포구 문래동의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3년째 근무중인 이미자씨(26ㆍ여)도 『평소 눈과 목이 따갑고 감기에 자주 걸려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안개낀 날이면 악취까지 풍겨 더욱 심해진다』고 호소했다.
연세대 신동천교수(예방의학교실)는 『안개낀 아침에는 대기중 수분의 오염물질 흡수도가 높아져 집에서 밖으로 나가거나 공기가 맑은곳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면 악취에 불쾌함을 느끼게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산성안개의 인체피해여부에 관한 연구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교수(47)는 『산성안개는 대기중에 떠있는 상태로 인체에 직접 접촉되기 때문에 영향이 더 클것으로 보이나 연구결과가 전혀 없고 측정방법도 잘 모르는 상태』라며 『환경처나 국립환경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지금부터라도 산성안개 연구를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원인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