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반「강인통치」본토계 반 대만 연합/최근 임ㆍ장 후보 옹립ㆍ사퇴로 “경고”/선거후 내각제로 전환 공세 펼듯지난 88년 1월 장경국 전총통의 급서로 총통직을 승계,2년여의 잔여임기를 채운 이등휘 자유중국 총통이 21일 국민대회(의회)에서 6년 임기의 새로운 총통으로 선출된다.
이번 대만의 총통선거는 이등휘 현총통(67)과 이원족 총통부비서장겸 국민당 중앙평의회위원(66)이 총통,부총통후보로 단독출마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등휘 총통의 재추대라는 형식적 절차의 의미밖에 갖지못한다.
그러나 총통선거를 앞두고 집권국민당 내외에서 전개된 상황은 이등휘 총통의 권위를 실추시켰으며 집권2기를 맞게되는 이총통의 전도에 심각한 불안의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지난 3일 국민당 비주류에 속한 국민대회의원 2백여명은 별도의 집회를 갖고 지난달 2월11일 국민당중앙위 임시전체회의가 결정한 이등휘이원족 티켓을 거부하고 사법원장 임양항(62)과 국가안전회의 비서실장 장위국(73ㆍ장경국 전총통의 이복동생)을 총통부총통후보로 옹립,파란을 일으켰다.
국민당이 대륙에서 대만으로 철수한 후 40년만에 처음 겪는 국민당의 이러한 분열상은 사동민,예문아,황사곡 등 국민당 8원로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일단 수습됐다.
임양항은 『어떠한 기여도 하기전에 역사와 국가로부터 국가단합 및 국민복지를 저해한다고 비난받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변과 함께 9일 총통후보직을 사퇴했고 10일에는 장위국도 부총통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총통경선이라는 뜻밖의 불상사는 피하게 됐지만 「당내반란」의 성격을 살펴보면 내분이 완전 수습되었다고 볼 수 없다. 「반란」을 주도한 세력은 제1야당인 민진당의원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온 본토출신 종신직의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동안 이총통의 민주화정책과 대만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이환 행정원장과 정치적 실세인 학백촌 국방부장,진복안 경제부장 등이 반이세력에 가담한 사실은 이번의 도전이 고도의 정치적 계산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종신직의원들과 구별되는 이들 세력들은 이등휘 총통이 무명인 이원족을 부총통후보로 지명한데서 보듯 집단지도체제원칙에서 벗어나 강력한 통치로 복귀하려하는 조짐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반이라인」에 합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임ㆍ장후보의 옹립과 사퇴는 이총통에 대한 「경고」로서 총통선거후에 정치적진로를 놓고 당내 주류파와 비주류파간에 치열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다. 일부 관측통들은 이환 등 국민당내 비주류들은 강력한 대만출신의 총통이 등장하는데 대한 본토출신원로들의 우려를 등에 업고 총통제를 내각제로 전환시키려 시도할 것이며 행정원장(총리),국방부장,경제부장 등 중요 각료직을 계속 고수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등휘 총통의 「강인정치」에 불만을 표해온 국민당내 보수파소장의원들이 『계엄령이 철폐된 마당에 총통이 이전처럼 자기멋대로 권력을 행사하도록 놔둬서는 안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데서도 내각제추진의도를 읽을 수가 있다.
이등휘 총통은 이처럼 내부의 도전뿐만 아니라 정치개혁의 가속화를 주장하는 민진당 및 대학생들의 거센 압력을 받고 있다. 이총통은 87년 계엄령 해제 후 두번째 규모인 이번 시위를 해산시키기 위해 서한을 직접 발송했으며 총통선거 후에는 이들 대표들도 참가하는 비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권2기를 맞게되는 대만출신 이등휘 총통과 대만민주화의 앞날이 주목되고 있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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