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석 “모든 정책은 기획원에서 만드는 것○…20일 기획원 회의실에서 열린 새 경제팀의 첫 경제장관 간담회는 이승윤부총리 정영의재무 박필수상공 등 12개부처 장관전원과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참석해 경제난국타개를 위해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욕을 과시.
이날 회의직전 이부총리는 선진국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워크숍참석차 내한한 커넬 OECD 사무차장등의 예방을 받고 20여분간 환담.
이바람에 회의장소 준비가 늦어져 미리 도착한 장관들이 5분가량 대기하기도.
맨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김종인 경제수석은 기자들에게 『모든 정책은 이부총리가 만들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은 그냥 인사겸 만나는 자리니 만큼 너무 화끈한 내용을 기대 말라』고 당부.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부총리는 5분여에 걸친 인사말을 통해 이날 상오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지적사항을 3차례나 중간에 거론하며 최근 경제현실의 심각성과 문제해결의 시급성을 강조.
『첫 상견례이지만 당면 현안이 워낙 어려운데다 빨리 해결해야할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브리핑을 준비했으니 대응책을 마련해달라』고 운을뗀 이부총리는 이어 『아침 국무회의에서 노대통령께서 적어도 3월말까지는 경제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하셨으니 앞으로 열흘밖에 시간이 없음을 유념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종합해줄 것』을 주문.
이부총리는 또 정책협의시 대아를 위해서 소리를 희생해야 한다는 노대통령의 당부가 있었음을 강조한 뒤 인사말을 마무리하면서도 다시한번 노대통령이 이날 점심식사때 『당면 현안이 쉽게 풀리지는 않겠지만 특히 부처간 협조체제 구축에 각별한 신경을 써 부처이익에 매일게 아니라 전체이익을 돌아볼 것』을 강조했다고 지적.
○…이날 간담회는 경제팀의 첫번째 호흡맞추기여선지 예상보다 1시간 가까이 길어졌는데 특히 30분정도로 잡았던 경제기획원실무자의 경제현황보고는 이부총리를 비롯,각 경제장관들이 국회상임위처럼 중간중간에 『왜 그렇게 됐느냐』고 꼬치꼬치 따져물어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회의시간이 갈수록 길어지자 장관들은 회의장을 나와 전화를 통해 약속들을 연기하는 모습들.
또한 이날 인사차 방문한 금호그룹 박성용회장등 재계인사 4,5명도 30분이상 기다렸다가 가까스로 이부총리를 면담.
이처럼 재계 유력자들이 인사차 부총리실을 찾는 모습은 조순 전부총리시절엔 좀처럼 눈이 띄지않던 일로 이부총리팀이 그만큼 재계와 가까움을 시사.
○…하오 5시께 회의가 끝나 대부분 청사를 바삐 떠난후 정재무부장관과 김청와대경제수석이 별도로 5분여가량 비공개 대화를 가져 실명제등의 처리를 둘러싼 의견조정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두사람은 대화를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와 별 무리없이 의견조정이 잘 이뤄지는 분위기임을 비쳤다. 다음은 장관들의 발언 요지.
▲권영각건설부장관〓토지공개념법안의 영향과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동산으로 돈이 몰린다. 연말께 효과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 투기는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희일동자부장관〓부처간 팀플레이가 중요한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무엇보다 공동목표를 위해 특정부문의 희생이 불가피하게 됐을때 희생을 함께 나눌수 있는 협조체제가 긴요하다.
특히 그동안 여소야대 하에 인기영합적 정책이 남발된것도 사실이며 새 경제팀이 나아갈길이 반드시 국민의 요구와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우선 당면과제를 확실히 정리,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박필수상공장관〓그동안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부문별 대책을 내놓은 바람에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으므로 앞으로는 특정과제에대해 관계부처 공동대책 발표형식을 취하자.
▲정영의재무장관〓제도개혁 조치에 관한 입장을 서둘러 매듭,발표하고 부동산 투기 억제문제도 빨리 대처해야 한다.
통화관리는 가수요를 최대한 줄여 적정유동성를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투자와 수출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각 부처가 업무를 추진할 때 파생되는 자금조달,세제등 문제는 전향적으로 명쾌히 결론내겠다.
강보성농림수산부장관〓농어촌 투자내용에있어 실질혜택이 늘어나는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일본을 보더라도 농촌에 골고루 공장이 들어서 고용도 좋고 소득도 높다.
▲김창식교통부장관〓원칙적인 면에서 경제에도 6ㆍ29선언같은 새 시각이 필요한게 아니냐.
▲정근모과기처장관〓물가ㆍ부동산도 중요하지만 경제는 역시 제조업 동향이 중요하므로 투자의욕 고취가 급선무다.
▲김정수보사부장관〓사업근로의 의욕이 상처입고 투기향락이 번지고 있어 문제다.
▲이승윤부총리〓장기적시각을 잊지 않으면서 단기과제를 해결해 나가자. 팀플레이를 중시하는게 통치자의 당부이므로 관련없는 사항까지도 서로 토론하자.<유석기ㆍ홍선근기자>유석기ㆍ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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