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과장집 범인 가명 믿어/영장 신청할때 뒤늦게 발견경찰이 전과10범인 강도범을 조사하면서 기본적인 지문조회조차 하지않고 범인이댄 가짜이름만 믿고 무적자로 조서를 작성했던 사실이 밝혀져 게으르고 허술한 수사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 6동 1202호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과장 신몽근씨(49) 집에 침입했다가 검거된 강도는 경찰의 당초발표와 달리 「박희수」씨(32)가 아닌 전과10범의 주창성씨(40ㆍ주거부정)로 19일 밝혀졌다.
관할 강남경찰서는 사건당일 주씨를 연행,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씨가 전과가 없으며 주민등록에도 올라있지 않은 고아출신이라고 진술하자 지문조회도 하지않고 그대로 상부에 보고하고 수사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관계자들은 범인을 잡으면 제일 먼저 지문을 채취,치안본부 감식반에 전과를 조회하는 과정을 밟지않고 범인 주씨가 거짓으로 댄 이름을 믿고 가명 「박희수」로 조회를 했던것. 담당형사는 주씨가 「박희수」라는 이름이 대구 모고아원장이 지어준 것이며 『어머니 얼굴이라도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눈물을 흘리자 그대로 믿고 조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이날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치안본부에 지문확인을 의뢰한 결과 전과자리스트는 물론 일반주민지문에서도 확인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한국일보 3월16일자 18면 「표주박」보도).
그뒤 강남서는 강도상해혐의로 주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 위해 신원확인 작업을 다시 벌이다 사건 이틀뒤인 17일 주씨의 지문을 채취,전과조회를 하다 진술이 거짓임을 확인하고 수사기록을 재작성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바람에 경찰은 19일까지도 영장신청을 하지못했는데 강남서는 이처럼 신원확인에 소홀했던 이유에 대해 『잔무처리와 과중한 업무때문에 미처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과조회결과 주씨는 어려서 부모를 여읜 절도ㆍ준강도 등 전과10범으로 1남4녀중 외동아들이나 주민등록에는 등재돼지 않은것으로 드러났다.
주씨는 지금까지 통산 16년4개월간 복역했는데 준강도죄로 9년형기를 모두 채우고 지난달 28일 출옥한 뒤 보름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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