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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의 정치/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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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의 정치/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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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공화국이 들어선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내각개편은 지난 17일의 대폭개각을 포함해 모두 4차례 있었다. 작년말의 개각은 신설 3개 부처에만 한정된 것이어서 개각을 위한 개각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개편다운 개편은 모두 3차례 단행된 셈이다.88년2월 이현재 총리 등으로 조각된 첫 팀은 10개월이 못돼 강영훈 총리팀에게 배턴을 넘겼다. 이어 89년 7월에는 7개부처 장관자리가 바뀌었고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대대적인 개편이 이번에 단행된 것이다.

출범 3년째를 맞은 제6공화국에서만 따져봐도 한 두번씩 개각을 안하고 넘어간 해가 없다. 평균 8개월에 한번꼴로 내각진용이 거의 송두리째 바뀌다시피한 것이다. 이번 개각은 작년 12월부터 추측보도가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관심을 끌어왔던 사실을 상기한다면 「개각만 하다가 세월을 보낸다」는 농담이 나올만도 하다.

지난간 5공시절에 인사개편이 더잦았다. 87년엔 8개월사이에 4명의 내무장관이 바뀌는 기록을 낳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만큼 격동의 변화가 심했다는 얘기이다.

끝없이 달려드는 변화에 대처하는 만병통치의 묘약이라도 되는양 끊임없는 인사개편의 연속이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덜어주고 국정의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점에서 개각이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얼마 안가 다시 개각을 하게되는게 상례였다. 그래서 마치 우리 정치는 「개각의 정치」가 전부인양 인식되어 왔던 것이다.

개각이 정치의 일부이고 한 단면임에는 틀림없지만 전부라고 할 수 는 없다. 때문에 개각이 갖는 정치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때로는 개각을 한다고 했는데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실망적인 반응이 나오고 「이번에 누가 장관감투를 썼다」는 정도의 흥미수준에 머무는 달갑지 않은 평가 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치의 본장에서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만일 지난 임시국회에서 지자제 관련법안이나 광주관련법안 등 주요 현안들이 여야간의 절충으로 제대로 처리되는 정치역량을 보여 주었더라면 이번 개각의 효과는 훨씬 돋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끝나는 국회라면 차라리 열지나 말 것이지…』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실망만 안겨준 국회였기에 폐회 뒤에 단행된 개각은 그만큼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회가 그만큼 정치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각이라도 자주 바꿔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정치의 본무대가 제기능을 다해준다면 내각개편 같은 것은 자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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