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세방문… 한ㆍ소수교 새 돌파구/김영삼 위원 방소 의미와 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세방문… 한ㆍ소수교 새 돌파구/김영삼 위원 방소 의미와 전망

입력
1990.03.20 00:00
0 0

◎「한국의 브란트」로 정치입지 강화등 포석/대북한ㆍ중국 등 관계개선에도 영향줄 듯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19일 한소수교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모스크바를 향해 떠났다.

작년 6월에 이어 두번째 소련땅을 밟은 김최고위원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두 가지 측면으로 모아지고 있다. 첫째 그가 이번 방소를 통해 과연 한소수교에 관한 소련정부당국의 언질을 받아낼 수 있느냐는 것이며,둘째 김최고위원 자신이 이같은 북방외교 성과를 토대로 정치적 도약을 이루어 내심 바라는 「한국의 브란트」가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우선 한소수교와 관련,김최고위원이 소련방문에서 어떤 매듭을 풀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한소간의 여건과 세계정세가 작년 그의 첫 방문때보다는 판이하게 달라진 점을 들 수 있다.

김최고위원측에서 볼 때,불안한 제2야당 총재로서의 첫 방문때와는 달리 집권여당의 제2인자로서 소련사람들과 한소문제를 얘기할 때 자신있는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한국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소련이 이같은 상황을 그들의 국익과 연결시켜 너무나 잘 꿰뚫어 보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사실상 대소교섭의 막후역을 맡아온 박철언정무1장관이 방소단의 일원으로 같이 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작년 김총재의 1차방문때 소련측은 「선경제협력 후관계정상화」의 논리를 편 바 있지만 그후 상황은 급박하게 바뀌어 현대그룹이 50억달러에 달하는 석유화학콤비나트에 참여하기로 한 데다,김상하대한상의회장과 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등 소련측에 경협선물을 제공할 수 있는 재계 실력자들이 있어 수교에 대한 한국측의 노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측에서 볼때도 고르바초프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의 권좌에 올라 5년 임기를 보장받음에 따라 그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수행에 한국의 경제협력이 필요하고 또 이를위해 수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그의 신사고외교정책의 참모들인 야코블레프정치국원,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리슈코프총리 등을 김최고위원이 만나기로 된 점은 양국관계정상화에 대한 정치적 손질을 이번 방소기간중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것이다. 김최고위원 측근들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끝까지 기대하고 있지만 수교문제와 관련해서는 면담여부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견해도 있다.

작년 김최고위원측은 공산당중앙위의 국제부부부장인 부르텐스와의 1시간 면담을 자랑했지만 이번 방문에 앞서 정재문의원은 부르텐스와 몇시간을 만나 방소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보아도 뭔가 결실을 얻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민자당의 한 고위소식통은 출발에 앞서 『김최고위원이 이번 방소에서 정부나 공산당 고위층으로부터 수교시기등에 대해 논평을 얻어낸다면 큰 성공』이라며 『게다가 북한문제에 대한 간접 논평을 받아낸다면 그 의의는 대단한 것이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는 한국의 유엔가입문제에 대한 의사전달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의 소련방문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소 관계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김최고위원이 방소성과를 어떻게 요리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강화에 활용하느냐는 것도 정가의 관심거리이다. 김최고위원 자신이 북방외교에 눈을 돌릴 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의식이 강했었고 북방외교가 미개척분야라는 점에서 모든 정책이 갖는 역기능 의부담이 없었던 것이다.

김최고위원은 독소 수교 전 브란트가 IMEMO의 초청을 받고 모스크바를 방문했고 그의 동방정책이 결실을 거둔 점에 크게 고무되어 있다. 또 어느 면에서는 노련한 소련측이 한국의 특정 정치인을 겨냥해 고도의 외교전술을 펴고 있다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한편 김최고위원은 19일 방소에 앞서 동경에서 가이후 일본총리를 만나 재일한국인 법적지위문제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20분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가 집권당의 제2인자란 점에서 그 의미는 전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차 방소이후 세계는 엄청나게 변해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한국과 헝가리수교를 돌파구로 한국의 북방정책은 파죽지세로 나가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이번 여행은 일단 한소수교의 이정표를 세우는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관계개선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그 파장은 북한ㆍ중국은 물론 미 일 등에도 드리울 수 있을 것이다.【김수종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