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거론에 “고는 합리적 인물”신뢰 과시/“분규 등으로 실각”더 우려/군축ㆍ경제「측면지원」할듯【워싱턴=이재승특파원】 부시 미대통령은 15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이 헌법을 개정,권한이 크게 강화된 새로운 대통령자리에 당선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전국신문연합회 이사회회원들과 가진 회견에서 고르바초프를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소련의 새로운 대통령직의 권한비대를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련인민대표자대회에서 일부 반고르바초프 의원들이 표명했던 권력의 집중에 대한 우려가 미국언론인들사이에 다시 떠올려진데 대해 부시대통령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한마디로 가볍게 일축했다.
부시대통령은 또다시 페레스트로이카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소련은 5년전 (고르바초프 서기장취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진전을 이룩했다고 고르바초프의 업적을 평가했다.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프서기장과 더불어 몰타 미ㆍ소 정상회담에서 냉전시대를 고별하고 새로운 협력과 타협시대의 출발을 선언했다.
부시행정부는 몰타회담이 전부터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의 개혁을 밀어붙이는 중대한 과도기의 현시점에서 소련과 동구공산권의 변혁에 따른 혼란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했고 대신 고르바초프정권이 동구의 민주화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못박고 있다.
동구의 민주화에 고르바초프는 제동을 걸지 않았을 뿐더러 동독,불가리아등 일부 동구권국가에서는 스탈린주의의 강경보수집권세력축출을 배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전해 지고 있다. 독일의 재통일을 하루아침에 현실화시켜준 베를린장벽의 붕괴도 소련의 묵인아래 이뤄진 것이다.
동구는 공산당의 권력독점폐지, 다당제의 실현,사유재산의 승인,시장경제로의 전환등 사실상 공산체제의 붕괴와 서구식사회주의의 시험을 시도하고있다.
18일 동독을 기점으로 하여 올해 줄이어 선거를 실시하는 동구권에서 대부분 공산당은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 확실하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동유럽의 민주화선풍이 일어난 직후 소련자체내에 정치민주화의 제도적 정착에 손을 댔다. 페레스트로이카세력의 정치기반을 공고히 한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강력한 대통령제 도입은 레닌혁명이후 70년동안의 권력기구였던 당이 부패,타성,관료주의 등으로 통치기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당대신 정부기구를 주력통치기구로서 활용,당의 권력을 견제 및 축소하는 동시에 국정의 능률을 기하기 위한 위대한 정치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고르바초프서기장의 강력한 대통령제등 일련의 혁신적 정치개혁을 결코 스탈린형의 개인독재권력형성으로 보지 않고 70년간의 스탈린주의적 공산체제를 청산하는 페레스트로이카 운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동구의 민주화와 같은 선상에 있는 소련의 민주화로 인식하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이제는 고르바초프의 의중을 의심치 않는다. 『소련은 미국의 적이다』고 공언해온 미우익보수진영의 대표자의 하나인 댄ㆍ퀘일 부통령의 호전적인 대소발언도 요즘은 침묵하고 있다. 딕ㆍ체니국방장관등 국방부수뇌들도 소련의 위협이 격감됐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부시행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고르바초프가 경제난,소수민족(공화국)들의 분리ㆍ이탈 등으로 실각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미행정부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직접적인 경제원조보다는 제도의 이식으로서 지원하는 동시에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에 ▲전략무기 제한협상(START) ▲나토 및 바르샤바군 재래식병력감축협상 ▲공중개방협상 ▲핵실험금지협정등 일련의 군축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지으려는 생각이다. 동ㆍ서독과 미ㆍ불ㆍ영ㆍ소등 4개국이 관련된 독일 재통일6개국협상도 마찬가지다.
부시고르바초프 미ㆍ소 양대통령은 고르바초프의 대내정치정지작업이 끝남에 따라 오는 6월의 제1차공식정상회담에서 미ㆍ소협력체제를 과시할 군축등 가시적 화해의 선물을 내놓기 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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