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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은 기술개발 소홀탓”/종합상사 실무자들 「대책」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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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은 기술개발 소홀탓”/종합상사 실무자들 「대책」간담회

입력
199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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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품주력 후발국 추격 못막아/가전 핵심부품 대외의존… 구조적 취약/자동차 가격이점 잃고나면 극복책 없어/직물 가공기술 낙후… 채산성 못맞춰우리 수출산업 경쟁력상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원화절상이나 노사분규에 따른 임금상승보다는 구조적인 기술개발의 취약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됐다.

설비투자가 대량생산체제로 이뤄짐에 따라 저가품생산에 주력,기술개발을 소홀히 해왔고 이때문에 후발개도국의 추격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어 시장을 빼앗기거나 수출하더라도 출혈수출을 하지 않을수 없고 신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한세대 지난 기술도입에 의존,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상사의 수출담당실무자들은 16일 수출부진 타개를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은 구조적 취약점을 지적하고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의 기술개발 및 마케팅투자와 정부의 장기지원책이 뒤따르지 않는한 근본적으로 수출부진에서 벗어날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종합상사 실무자들은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퇴색,수출의욕이 사라진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다시한번 수출제일주의의 「수출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기술개발의 낙후성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분야가 가전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다음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가전분야가 기술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우리기업의 대량생산에 매달린 나머지 기술개발에 소홀히 해왔음을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한 참석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부품국산개발을 등한히 한채 저가품위주의 대량생산에 치중,국산화 되지못한 20∼30%의 핵심부품은 일본과 독일에서 사오지않으면 생산을 중단해야할 상황』이라며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선진국에서 1∼2년 우려먹은 기술을 주기때문에 우리는 항상 한두세대 뒤떨어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초기부터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었기 때문에 소나기식 수출이 불가피했고 이는 수입규제를 불러일으켜 가동률저하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취약점을 보완하기위해 현지생산기지 건설이나 판매회사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늦은데다 부품조달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것.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경우 전제품중 70%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주요부품을 경쟁업체가 분담개발,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한국업체는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정보산업ㆍ산업전기분야의 경우도 기술수준이 대만에도 떨어져 후발국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 참석자은 퍼스널컴퓨터용 모니터의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싸구려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로 전락,대만이 우리나라에 자가브랜드부착 생산을 요구,값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마당에 대량생산설비를 놀릴수 없어 「한건주의」인 OEM수주에 매달리는 것도 자가브랜드부품 수출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한때 단일품목으로 최대의 수출실적을 올렸던 자동차는 값이 싸다는 이점을 잃고난뒤 이를 극복할수있는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못해 상당기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가전업체와 마찬가지로 업계공동의 개발분담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않는한 수출산업화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물의 경우 중국ㆍ동구권ㆍ중동지역 등에서 주문이 늘어나고 있으나 가공기술의 낙후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일본은 신소재 개발에서부터 가공기술에 이르기까지 우리보다 한두단계 앞서있고 대만은 기술수준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생산기지를 임금이싼 지역으로 대거 이전,우리보다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것.

일본을 제외하곤 수출경쟁력이 있었던 철강도 일본이 엔절하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미국ㆍ대만ㆍ브라질이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신제품을 개발,동남아ㆍ일본시장에 수출을 개시함은 물론,국내시장공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철강산업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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