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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분양권(장명수칼럼: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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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분양권(장명수칼럼:1352)

입력
199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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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에 대한 전화를 잇달아 받았는데, 하나는 서울 동부이촌동 공무원아파트 세입자대책위에서온 전화이고,다른 하나는 울산의 회사원 주상기씨의 전화였다. 그들은 집없는 사람들의 막막한 심정과 분노를 털어놓고 대책을 호소했다.공무원아파트 세입자들은 아파트재건축사업을 시행할때 세입자들에게 분양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공무원아파트 AㆍB지구 1천3백여가구중 집주인이 살고있는 가구는 얼마 안되고 대부분이 세를 놓고있는 집이라고 말하며 『집주인들 중에는 재개발로 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여 몇채씩 사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몇채의 입주권을 갖든 상관하지 않겠으나,집없는 세입자들이 나머지 아파트를 채권없이 분양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들은 집을 세놓고 다른지역에 살고있는 집주인들보다 현재의 세입자들이 훨씬 더 그지역에 살아야할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직장,학교,생활여건 등에 의해 그곳에 자리잡게 된 세입자들이 그지역에 계속 살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중요부분이 돼야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우리는 현재 아무런 대책없이 집주인으로부터 4월말까지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건축공사를 맡은 회사는 세입자를 빨리 내보내도록 독촉하면서 세입자가 떠날 때마다 창문 등을 마구 부숴버려 폐가처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의 충격과 고민은 이루 말 할수 없다. 정부는 앞으로 무주택자 우선의 주택정책을 펴나겠다고 밝혔는데,세입자에게 분양권을 주는 문제부터 해결해 줘야 한다』

지난 67년ㆍ68년에 지은 공무원아파트는 12평∼25평규모의 1천3백12가구이고,재건축으로 32평∼60여평짜리 2천5백여세대를 지을 계획이므로 잔여분을 얼마든지 세입자들에게 분양 할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현재 B지구 4백여세대중 세입자대책위에 참가한 세대는 2백50여세대로 전체 세입자가 60%이상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의 제조업체 사원이라고 밝힌 주상기씨는 현재 월급이 60여만원인데,10년동안 저축한 2천5백만원에 융자를 보태어 집을 사려고 돌아 다니다가 절망하여 살맛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작년까지만해도 4천만원정도이던 20평대 아파트가 7천∼8천만원으로 올랐고,40평대는 1억이상으로 뛰어 『억이란 숫자에 혼란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에서는 늘 세입자문제가 큰 숙제인데,각지역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세입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역이라면 우선 세입자들을 상대로 잔여분을 1차분양하고,나머지는 일반분양하는 방법을 연구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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