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공작 고발” 투영땐 부동표 큰 영향/시점ㆍ이유 의혹… 정씨 심경변화 올지도/각 후보들 본격운동 돌입속 신경 곤두○…대구서갑 보궐선거가 공고된 16일 낮 정호용 전의원의 부인인 김숙환씨가 돌연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낳고 있다. 남편 정씨의 출마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고 여권의 출마포기설득에 남편이상으로 거부감을 표시해왔던 김씨이고 보면 단순히 「사건적」 측면에서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로 김씨의 자살기도 동기를 어렴풋이나마 추측할 수 있게 하는 단서는 김씨가 노태우대통령과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뿐. 더구나 정씨등 가족들이 사건발생 수시간이 지난 후에도 『과로로 쓰러졌을 뿐』이라며 경위를 밝히길 꺼리고 있고 정씨나 주변에서 김씨의 행동을 사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음이 확인됨으로써 의문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보궐선거가 본격적 열전단계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과 문희갑후보진영,즉 여권이 소속의원을 총동원,본격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시점이 맞물려 여러 정치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권이 선거일가지도 출마포기설득을 늦추지 않겠다는 자세이고 최근엔 김씨에게 직접 정씨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후문도 있어 이번 사건의 파장이 넓을 수밖에 없는 실정.
정가 소식통들은 김씨의 행동이 전혀 뜻밖인 탓인지 섣부른 언급을 자제하며 일단은 『노대통령과 정씨와의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데 따른 심리적 압박』을 앞세우고 있다. 정씨나 부인 김씨의 평소 성격으로 어떤 「불순한」 동기를 생각키는 어렵다는 것. 노대통령에게 남긴 김씨의 편지가 『남편과 가정을 망친 나를 용서해달라』는 짤막한 내용으로 돼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얘기다.
하지만 김씨의 본뜻과 별개로 이번 사건은 혼전으로 치닫고 있는 보궐선거향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이번 일로 정씨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가 관심이다. 정씨는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벌써부터 정씨의 거취에 대한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조직보다는 유권자 개개인의 지원에 크게 기대온 정씨였던 만큼 이번 사건이 표의 흐름에도 영향을 줄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김씨의 자살기도가 가져올 표의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다가적인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씨가 원했든 원치안했든 이번 사건은 그동안 정씨측이 당해온 것으로 전해진 「여권의 회유공작」에 대한 「고발」 성격도 띠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일이 정씨의 심경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정씨의 후보등록이 이날 사건발생 2시간 후에 있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부인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김씨의 자살기도와는 별도로 대구서갑의 선거분위기는 이날 후보등록과 함께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문희갑후보진영은 영세서민층 밀집지역인 내당동과 공단지역인 평리5동,중리동,군인가족 주거지역인 평리4동등 취약지역을 집중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
또 문씨측은 구민정당당원들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전략으로 선거종반전까지 4만명의 당원확보를 목표로 당원 8배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후보는 후보등록후 이날부터 「달구벌 산악회」 「영일정씨종친회」 「팔공회」 등 20여개의 사조직을 총동원,표밭 훑기에 나서고 있다. 정후보는 점퍼차림으로 각 동별로 골목ㆍ상가를 누비며 하루 5백∼6백명의 유권자와 접촉한다는 목표아래 「대구시민의 의리」에 호소하고 있으며 민자당을 탈당한 1천여명의 핵심당원들이 「자원봉사대」를 편성,열성적인 득표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상승세를 타고있는 백승홍후보측은 그동안 닦아온 고정표를 바탕으로 민주당의원들의 유명세와 야성을 대구야당성향 유권자층에 접목시켜 세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13대총선에 출전했던 김현근씨도 학생ㆍ근로자층을 집중공략하고 있다.【대구=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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