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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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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사설)

입력
199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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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권력승계의 조짐이 엿보이는 가운데 조총련내부에서 김일성세습왕조의 타도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일본에서 발행하고 있는 통일일보에 의하면 전조총련조직부 부부장을 지낸 조선통일연구사대표 하수도씨등 30명의 조총련인사들이 모여 오느 5월 「김일성왕조 독재타도 조국통일촉진 조선인궐기대회」를 대대적으로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씨는 『김일성이 추구해온 것은 민족의 통일도 북한인민의 행복도 아니었으며,오직 전 조선의 유일한 지배자가 되는 것이었다』고 단정하고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김일성체제가 타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성정권을 하늘처럼 떠받들어 왔던 조총련 내부에서 뒤늦게나마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수 있지만 무엇보다 소련과 동구의 급속한 민주화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분위기 밑에서 북한의 실상은 더욱 대조적으로 부각됐을 것이며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각은 어쩌면 시간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북한에 맹종하다시피 해온 조총련집단 내부에서조차 김일성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은 처음있는 일로서 앞으로 조총련과 북한의 관계에서 주목될 만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재 67만명의 재일동포 가운데 약 41만명이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민단계이고,20여만명이 북한을 지지하는 조총련계로 집계 돼 있다. 초기엔 조총련이 45만까지 육박,민단을 압도했으나 일본사회와 대조되는 북한의 실상,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진전,그리고 추석성묘단의 실행으로 조총련계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지금 남은 20여만명의 조총련관계인사는 그 자녀들이 대부분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 끌려간 부모,친척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조총련에서 이탈하기란 극히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북구하고 조총련의 전간부들이 김일성세습왕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은 그간 조성돼온 조총련내부의 변화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사실 조총련은 지금까지 막대한 돈과 물자를 북한에 보내 왕조체제의 유지를 도와왔다.

김일성의 생일과 김정일의 생일의 막대한 헌금은 일본동포사회에선 이미 오래전에 알려졌던 일들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조총련내부에서의 이같은 김일성타도 움직임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북한에 대한 조총련의 자금지원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에따라 북한과 조총련과의 경제협력등 유대가 어떤 형태로 변화될 것인가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때마침 고립무원의 북한은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중국의 강택민총서기를 평양에 초청,두 나라의 우호협력을 다짐하고 사회주의 이념의 고수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세계조류는 대립의 시대가 끝나고 화해와 개방의 시대로 흐르고 있음은 중국은 물론 복한지도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총련에서 뒤늦게나마 일어나고있는 변화에 관심을 갖게되며 궁극에는 폐쇄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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