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봉 특보 비서실장 유력… 현홍주 처장 특보 거명/농수산 이희일ㆍ체육 정동성ㆍ노동 심명보의원 물망/민자당서 7∼8명 입각 확실시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치권,특히 정부ㆍ여당의 발걸음이 부산해지고 있다.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이 주말을 이용 대통령 별저에서 장시간 머물며 개각등 국정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가 하면 강영훈국무총리는 15일 하오 1시간 동안 청와대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함께 청와대비서실의 움직임이 서서히 빨라지고 있으며 개각대상 부처에서는 확정 또는 하마평에 오른 후임장관을 놓고 온갖 얘기가 오가고 있다.
○주말 회동
○…개각,대구서갑구 보궐선거,국회에서의 여야격돌,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등 굵직한 정치현안들이 「봄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17일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과 민자당의 두 김최고위원간의 「대통령 별저회동」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회동은 두 김최고위원이 대통령의 별저에서 노대통령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국전반에 대해 「장시간 숙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층 관심을 더하고 있다.
대통령 별저는 원래 대통령이 휴식을 겸해 자신의 국정구상을 정리해오던 장소로,지금까지 이곳을 공식 방문한 지도급 정치인이나 고위관리들은 거의 없었던 것.
따라서 이번에 두 김최고위원의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더군다나 대통령의 별저에서 국정을 논의한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당합당 이후 1노2김이 당면 정치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눈 것은 청와대 본관에서의 회동이 전부였던 만큼 이번 회동은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교환함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전반에 대한 대체적 윤곽까지 교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결 주목되고 있다.
○…이번 대통령 별저 회동은 표면상으로 김최고위원의 방소출국을 이틀 앞두고 환송모임 형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나 노대통령이 자신의 향후 국정구상을 설명하고 두 김최고위원으로부터 현안문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데 비교적 많은 시간이 할애될 것 같다.
이중에서도 구체적인 논의사항은 무엇보다도 19일께로 예정된 내각개편 문제.
물론 개각이란 사안자체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노대통령의 이미 정리된 복안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지만 이번 개각인선의 배경과 향후 조치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본론적인 설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경제팀의 컬러를 재조정한 문제나 국가보안법 광주보상법 등 다음 회기로 넘겨진 쟁점 법안등에 대한 향후 처리대책과 각종 개혁조치 등에서부터 민자당의 운영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가 종합적으로 거론될 공산이 높다.
나아가 대구서갑구 보궐선거문제와 관련해서도 공감 속에 긴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내각과 당무위원직에 있어서는 노대통령의 천거당부에 따라 두 김최고위원의 입장도 개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미 김영삼최고위원의 경우는 내각ㆍ당직ㆍ국회직의 자파의원등용과 관련,핵심참모를 통해 자신의 희망을 전달해놓은 상태여서 별도의 인선협의가 있다기보다는 노대통령이 결정한 인선안을 놓고 대통령으로부터 정식통고를 받는 모양이 될 게 틀림없다. 이 자리에서 당내 각 계보에서 천거된 입각대상자에 대한 최종 낙점이 있을 가능성도 높다.
김종필최고위원의 경우는 인사문제보다는 민자당운영과 관련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사항들을 구체분석,나름대로의 시정책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합추진위운영및 최근 국회 국방위의 국군조직법 개정안 강행통과 등에서 노출된 당정 간사전조율의 미비점등을 주로 점검할 것 같다.
○…이번 회동은 문자 그대로 비공개자리가 될 것인 만큼 1노2김간에 잡혀진 일정 또한 공식행사에서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 우선 노대통령은 16일 이곳 부근에서의 공식행사일정이 예정돼 있어 먼저 별저에서 1박한 후 다음날인 17일 아침 두 김최고위원을 맞을 계획.
세사람은 이날 상오 별저경내에 있는 간이골프장에서 간단한 라운딩을 하면서 환담을 나누는 것으로 「장시간 일정」에 들어 갈것으로 전해졌는데 경우에 따라선 인근에서 낚시를 함께 즐길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다.
3인최고위원중 골프실력은 김종필최고위원(핸디12)이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이 노대통령(핸디16),김영삼최고위원(핸디24)의 순인데 이날의 골프모임은 최근 김영삼최고위원이 노대통령에게 『같이 한번 치고싶다』고 제의해 이루어졌다는 후문.
○총리 청와대행
○…강영훈국무총리는 이날 하오 3시20분께 집무실을 출발,청와대에 들어가 노대통령에게 평소보다 다소 긴 1시간30분 가량 국정을 보고. 하오 5시 가까이되어 청사로 돌아온 강총리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유임을 축하한다』고 예측성 축하인사를 하자 활짝 웃음.
강총리는 기자들이 계속 『총리유임에는 언론의 공로가 컸다』고 유도성 질문을 던졌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인 채 미소로 대답을 대신.
강총리는 집무실로 돌아와 이진비서실장과 안치순행조실장을 불러 면담내용의 대강을 설명.
이비서실장은 총리집무실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총리가 임시국무회의를 당장 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면서 『내 생각으로는 주말까지는 개각이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해석.
「주말까지 개각이 없다」는 말이 주초개각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이비서실장은 시인도 부인도 안하는 묵비권을 행사.
이실장은 총리유임에 대해 역시 말을 하지 않았으나 『총리의 기분이 좋으신 것 같다』고만 대답.
이실장은 또 『총리께서 임시국무회의를 열게 되면 기자들에게 알려주라고 했다』고 덧붙여 개각전 임시국무회의에서 일괄사표를 제출하는 절차가 있을 것임을 시사.
○청와대 비서실
○…노대통령의 주변도 바빠지고 있다. 청와대비서실은 14일께부터 언제 어느때 개각발표가 있더라도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대통령이 인선자료를 몇차례 독파했고,이미 주요 포스트에 기용될 몇몇 인사들에게 직ㆍ간접의 언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15일 상오중 한때 『오늘 하오께나 16일 상오 중에 개각발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으나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설의 진원은 전날인 14일 저녁 5시30분께 노대통령이 갑자기 정구영민정수석비서관을 본관으로 호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수석의 본관호출은 노대통령이 갑자기 마련한 외부인사 두명과의 만찬배석으로 밝혀졌다.
정민정수석비서관은 벌써 오래전 개인별 「참고사항」이 첨부된 인선자료를 노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최근 몇차례에 걸쳐 노대통령이 입각 대상자에 대한 참고사항을 확인해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이연택행정수석 외에도 노재봉정치특보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가 거의 확정적으로 나돌고 있다. 특보자리에는 현홍주법제처장이 옮겨 올 것이라는 전망이 시간이 갈수록 굳어져가고 있다. 이행정수석은 체육부 또는 총무처장관으로 옮기고 후임에는 최인기광주시장ㆍ이상배내무부차관이 거명되고 있다.
○각 부처 하마평
○…재무장관에는 김용환민자당정책위의장의 강력한 천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용만외환은행장이 새로 부상,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정영의증권감독원장 구본호KDI원장도 물망에 올라 있다는 설.
상공ㆍ동자부는 3공시절 수출드라이브 시책의 주역이었던 박필수외대총장이 상공장관으로,임인택상공차관이 동자부장관으로 각각 유력시되고 있으며 오명전체신장관도 상공장관의 유력한 후보라는 설.
농림수산부장관은 이희일민자당의원이,건설부장관은 이상희토개공사장과 이선기무공사장이 거명되고 있다.
보사부는 김종인장관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신상우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상훈장관의 유임설이 유력한 가운데 예비역대장인 안필준씨(현석탄공사사장)와 한철수 주자유중국대사가 거명되고 있고 교통부는 최형우 김중권의원 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노동부는 심명보 정동성 이태섭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민자의원 입각
○…민자당은 7∼8명의 의원이 입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정계 의원중에는 이승윤ㆍ심명보ㆍ김현욱ㆍ이태섭ㆍ정동성ㆍ김중권ㆍ김종기ㆍ신상식ㆍ서상목의원 등이 대상자로 거명되고 있다.
당내에선 상공장관 후임으로 국회상공위원장과 과기처ㆍ정무1장관을 지낸 이태섭의원을 거론하고 있으며 상공부관리 출신인 김기배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계는 개각과 관련,2가지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영삼최고위원이 소속의원을 달래며 민자당에 참여했기 때문에 계보내 중진의 소화방법으로라도 몇명을 입각시키고 싶어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
그러나 민주계에 할애될 장관자리는 보사ㆍ교통 등 정치색이 적은 1∼2석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 비해 하마평에 오르는 의원들은 4,5명선. 신상우의원은 「민주계장관 1호일 것」이란 소문이 오래 전부터 나돌고 있는 상황이며 최형우 김정수 박관용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김동규의원이 발탁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공화계는 김종필최고위원이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조심성을 비치고 있지만 추천건의가 오면 선뜻 응할 자세.
공화계인사 중에는 최각규ㆍ오용운ㆍ김용채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는데 이중 행정경험이 있는 최ㆍ오의원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특히 김최고위원은 최의원이 초선인 관계로 국회상임위원장 자리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노대통령이 천거를 의뢰할 경우 최의원을 적극 추천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희일의원을 추천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정진석ㆍ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