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사는 권리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단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누려야만 할 기본권이다. 그렇다면 사람답게 죽는 권리는 있을수 없을까. 사람답게 죽는다고 하면 얼핏 자살을 정당화하려는 논리처럼 오해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존엄사 허용여부를 둘러싼 쟁점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국내서는 심장,간장 등 장기이식수술을 위한 뇌사인정을 두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외국서는 뇌사와 관련한 존엄사의 허용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라고 한다. 존엄사란 글자 그대로 뇌사상태의 환자가 식물인간이 되어 처참한 몰골로 무의미하게 명맥만을 이어나가기보다는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삶의 종말을 맞도록 하는 것이다. ◆뇌사상태의 환자가 뇌사에 이르기 전 의식이 분명한 상태에서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를 뇌사상황을 예견하고 존엄사의 의지를 유언으로서 남겼을 때 담당의사가 환자의 유언을 존중하여 생명유지처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존엄사 허용론자들의 주장이다. 존엄사의 허용여부는 장기이식을 전제로 한 뇌사의 인정여부보다 훨씬 미묘하여 담당의사의 직무유기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복잡미묘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뇌사가 인정되듯 존엄사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대 의학계의 전반적인 추세이며 이미 의술이 발달된 선진국의 상당수가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엄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이루는 것은 환자 자신의 의사이며 그것은 구두가 아니라 반드시 문서화된 유언장에 명기되어야 한다. ◆197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식물인간 상태로 오랫동안 명맥을 이었던 카런ㆍ퀸런의 연명치료문제가 법정에까지 비화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모았으나 퀸런의 경우와 같이 당사자가 아무런 유언을 남기지 않은 채 가족 또는 담당의사가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연명보다는 편안한 절명을 택하도록 처치하는 것은 안락사라고 한다. 뇌사ㆍ존엄사ㆍ안락사…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삶의 종착점인 죽음의 의미는 또한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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