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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검증/룸살롱 살인범들 범행 재연(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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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검증/룸살롱 살인범들 범행 재연(등대)

입력
199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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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상오 서울 구로동 샛별룸살롱과 종로2가 서울미용실 등에서 2시간동안 실시된 조경수(24ㆍ살인미수 등 전과 3범) 김태호(22ㆍ 〃 2범) 등 2명에 대한 현장검증은 한탕주의로 인명을 경시하는 「세태검증」이었다.상오8시30분께 이들이 도착한 지하룸살롱에는 사건이 난지 40일이 넘었으나 피냄새가 가시지 않은 채 섬뜩한 분위기가 서려 있었다.

조와 김은 초췌했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재연해 나갔다.

강모양(18)에게 외박을 거절당하자 밖으로 나갔다가 생선회칼과 가스총을 들고 들어와 내실에서 잠자던 종업원들을 깨워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김은 유모군(16)의 멱살을 잡고 끌고나와 생선회칼로 왼쪽 가슴과 목 왼쪽을 찔러 확인살해 했다.

곧바로 김모군(16)과 김모양(18) 강모양(18)를 마치 연습하듯 차례로 살해,10대4명은 꽃다운 나이에 비명에 간 것이다.

비록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여 종이로 만든 생선회칼을 휘둘렀지만 달아나던 김양을 출구밖에서 잡아와 찌르고,비상문으로 탈출하려던 강양이 연신 엄마를 찾으며 『잘못했으니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무참하게 죽이는 모습은 인간의 짓이 아니었다.

룸살롱밖에서는 피해자 가족 10여명이 전경의 벽을 뚫으려고 울부짖었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인조를 보기 위해 인근주민 2백여명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침이라도 뱉고 따귀라도 올려붙여야 분을 삭일수 있을것 같아 달려왔다』는 강양의 어머니 송모씨(44)는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비뚤어진 길을 걷게한 이 어미의 잘못이외에 그 어린것이 무슨죽을 죄를 지었단말이냐』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조와 김은 베스타승용차편으로 구로동을 떠나 수사관 40여명의 「호송」을 받으며 명동 엘랭,라경자미용실과 종로2가 서울미용실 등 3곳에 도착,유흥비와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먹이사냥」도 재연했다.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식칼 등을 휘두르며 『알다시피 우리는 강도다. 한번말할 때 들어라』하고 소리치자 미용실종업원의 대역으로 나온 여자들까지 실제 범행을 당하는 것처럼 공포에 떨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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