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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는 심기가 불편한가/「병상칩거 3주」 후 활동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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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는 심기가 불편한가/「병상칩거 3주」 후 활동 재개

입력
199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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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ㆍ민주계 「소아적 마찰」 불만/“정국 운영에 소외 때문” 분석도/민정 개혁부족ㆍ민주 자기주장ㆍ방소규모 등 잦은 한탄3주간의 「병상칩거」를 끝내고 지난 12일부터 활동을 재개한 김종필민자당최고위원이 최근 민자당의 움직임에 대해 매우 언짢아하고 있다 해서 정가의 화제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치주염수술을 위해 3당합당의 「대업」을 마친 직후 「최고위원으로서의 업무」에서 스스로 벗어나 주요당직 인선과정은 물론,민자당 당위성의 첫 시험대로 여겨지던 이번 임시국회가 거의 끝날 때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주간 김최고위원 주변에서 흘러나온 얘기들은 「자신이 빠진」 민자당의 행태가 잘못돼 가고 있다고 여긴다는 것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김최고위원은 병상에서 『민자당이 소아적인 이해에 휘말려 있다』며 민정계 핵심들의 개혁의식 부족과,민주계의 지나친 자기주장을 동시에 한탄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김최고위원의 이같은 불만이 합당 이후 정국운영의 소외에서 비롯됐다는 「성급한」 관측까지 나오는 형편은 국방위의 군조직법통과 이튿날인 13일 당사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의에 아예 불참해버린 의외의 행동과도 겹쳐 여러가지 「상상」을 낳고 있다.

○…김최고위원의 민자당 움직임에 대한 대체적 시각은 「혁명적 사고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그는 3당합당이 국가발전을 위한 대아적 협조체계를 이루자는 것이었음에도 현재의 모습은 구3당의 이해관계 줄다리기만을 거듭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최고위원의 이같은 인식은 민자당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에도 불구,민정ㆍ민주계간의 불협화음이 심심찮게 표출되는 데 따른 「안타까움」에서 출발한다는 설명이다.

3주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김용환정책위의장으로부터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업무보고를 받은 김최고위원은 신당출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당무위원 임명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가장 언짢았던 듯하다.

특히 중앙사무처 직원처리에 대해 며칠씩 3계파간의 배분율을 놓고 숫자놀음만 계속하다가 급기야 민주계 지분은 보류된 채 「3분의2」만 인선된 발표에 접하면서 크게 답답함을 느꼈으리란 지적이다.

○…김최고위원의 또다른 답답함은 같은 맥락에서 민주계의 소극적인 협조자세. 일단 합당이 되었으면 「우리당」에 대한 적극적인 애정을 갖고 「함께」 끌어가야 할 텐데 일사불란한 협조체계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보는 데서 나오고 있다.

중하위당직자 인선 때도,이번의 중앙사무처 간부임명에도 민주계에서 지나치게 「집안내 불협화음」을 이유로 3계파간의 약속기한을 지키지 않아 민자당 걸음걸이를 더디게 하고 있다는 것.

이는 또한 지난 청와대회담서 김영삼최고위원의 안기부법 폐지주장과 같이 「집권 여당으로서의 체질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구야당의 목소리를 같은 톤으로 견지함으로써 명분까지 차지하려는 민주계의 「양다리 걸치기식」 태도에 공화계의 불만이 커져 가고 있는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당 이후 김최고위원의 일관된 주장은 『이제 모두가 집권여당이 되었으니 모든 것을 최고정점인 노태우대통령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

따라서 당내의 조직ㆍ인사문제는 물론 이번 주내 단행될 개각에서도 구당에 얽힌 「몫주장」이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을 펴온 것이 사실이고 보면 김최고위원의 민주계에 대한 시각은 어느 모로든지 추측이 가능한 것 같다.

민주계에 대한 김최고위원의 못마땅함은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와 관련,다소 노골적으로 드러나기까지 했다. 지난 7일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이 청구동을 방문했을 때 『방소단의 규모가 필요이상으로 크지 않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

이를 전해 들은 김영삼최고위원은 이튿날 청구동으로 전화를 걸어 설명을 했으나 김최고위원은 이후에도 종종 이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계보정치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미리부터 구상하고 있던 독립계보사무실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병기씨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구 신사동의 연구소사무실을 계보사무실로 사용하려다 이를 더 확장키로 하고 한씨에게 새 사무실 물색을 지시한 바 있다. 김최고위원은 지난 1일 퇴원하면서 곧바로 한씨가 보아둔 강남구 청담동 모빌딩을 둘러보고 『좀더 큰 사무실을 구해보라』고 재차 지시했었다는 것. 새 연구소엔 김최고위원의 개인 사무실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최고위원은 퇴원 후 청구동에서 통원치료를 받으면서도 요소요소에 전화통화로 계보움직임을 체크하고 지시하느라 분주했다는 것.

이런 심중의 김최고위원이 국회현장에 「복귀」함으로써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혹은 그가 무엇부터 먼저하고 나설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김최고위원은 13일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위에서 군조직법을 비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사실을 지적한 김영삼최고위원의 생각은 옳다』고 단정함으로써 그가 취할 앞으로의 행동을 간접 설명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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