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화해의 분위기는 국경의 의미를 분명 변화시키고 있다. 비단 동구의 거대한 움직임뿐 아니라 지금의 추세는 비록 국지적인 장애는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지구의 모습을 보여줄 날이 분명 올 것같다.그 전조이기라도 하듯 인공위성을 통한 전파는 이미 국경을 넘은지 오래다. 가까이는 일본의 TV가 우리 안방에 자리잡은지는 오래고 통신기술의 계속되는 발달은 언제 유럽이나 또 다른 지역의 전파가 우리의 시청자를 찾게 될지 모를 만큼 우리는 이미 다른 문화,다른 사고,가치,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극동지역을 시청권으로 한 일본의 위성텔레비전방송이 전파를 내보내기 시작한 것은 1987년 7월4일부터. 이런 일본문화의 침투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은 수입자유화,국내생산으로 퍼래벌라ㆍ안테나가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보급된 이후였다.
방송사의 표본조사에 의하면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중산층 이상 아파트지역의 보급률은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인 NHK가 주관하여온 이제까지의 위성방송은 정제된 정보와 비교적 건전한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내보냈으나 민영방송도 참여하는 금년 8월부터는 흥미본위의 저질ㆍ퇴폐 오락프로그램과 과소비조장의 상품광고까지 거침없이 내보낼 것으로 전망되며 그러한 경우 사회ㆍ문화적인 폐해가 엄청날 것임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러나 더욱 염려되는 것은 이와 같이 엄청난 사회ㆍ문화적인 폐해를 몰고올 전파침투를 기술적으로나 국제법적,국내법적으로나 막아낼 방법과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이미 국내생산이 되고 있는 퍼래벌라ㆍ안테나를 판매금지시킬 수도 없고 압수할 수도 없고 위성방송 시청을 단속할 수도 없다.
유엔이 채택한 DBS(직접위성방송) 선언에 따르더라도 위성전파의 출력제한만 가능할 뿐 프로그램내용을 규제할 수는 없다.
여기서 우리가 밝히고 싶은 것은 이러한 것이 분명한 여건이라면 이런 추세에 대한 우리의 지혜로운 수용태세가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막을수 없는 추세라고 방관하기보다는 적극적인 태세의 갖춤이 그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길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먼저 생각할 일은 우리방송 내용의 혁명적 질적향상이다. 특히 강조할 것은 문화자존과 국제화의 균형있는 조화이다. 그 많은 채널을 특성없이 운영하는 지금의 자세로는 이런 전파의 지구촌 경쟁시대에선 탈락하기 십상이다. 이와 아울러 우리도 하루속히 위성방송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1995년 통신위성을 발사하여 위성방송전파를 발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를 하루라도 빨리 첨단과학시대 치열한 전파전쟁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는 극동지역에서 일본만이 위성방송을 하고 있으나 조만간 중국ㆍ북한도 위성방송이 예상되며 그렇게 되면 극동지역에 뉴ㆍ미디어의 전파전쟁이 치열해질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런 전파전쟁에 대한 대응은 우리의 근본적인 체제정비와 기술개발 등을 통한 보다 전향적인 것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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