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40년사연」풀기엔 밤이짧았다/필화씨 오빠숙소 찾아와 밤새이야기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40년사연」풀기엔 밤이짧았다/필화씨 오빠숙소 찾아와 밤새이야기꽃

입력
1990.03.10 00:00
0 0

◎가족앨범 펴놓고 혈육의 정 나눠/노모 한약ㆍ족보등 선물도 교환/삿포로엔 온통 상봉 열기… 개막식도 묻혀【삿포로=박태홍특파원】 ○…혈육의 정은 밤을 새워도 다 나누지 못했다.

한필성(56) 필화(48)남매는 9일 밤10시30분 필성씨가 묵고있는 고쿠라엔호텔 701호에서 다시 만나 지도세공항과 기자회견장에서 다 풀지못한 그리움을 나누고 사진앨범 등을 함께보며 아쉬운 하룻밤을 지샜다.

이날 2차 상봉은 필화씨가 남편 임세진씨와 함께 고쿠라엔호텔로 찾아와 이뤄졌다.

남매는 이 자리에서 각각 준비해온 선물을 교환했는데 필성씨는 북에 생존해 있는 노모에게 전해달라며 한약과 문중족보,물베개,금반지 6개와 편지를 주었고 필화씨는 호랑이가 그려진 석분화와 앨범을 건네주었다.

이 자리에는 필성씨와 함께 월남한 한씨의 친구 조윤식씨(58)와 오명식씨(58)도 참석,필화씨에게 고향의 친지들에게 안부를 전해줄것을 당부하는 등 감격의 눈물속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감격적인 혈육 상봉을 이룬 한필성(56),필화씨(48)남매는 9일아침 40년전 진남포에서 와 같이 정다운 아침인사로 삿포로상봉 이틀째를 맞았다.

한씨남매는 이날 하오1시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제2회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남쪽의 응원단,북쪽의 임원으로 참석했다.

필성씨는 『남북한팀 모두를 응원하겠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못했는데 2번째 입장한 북한선수단의 기수 바로 뒤에 필화씨가 웃음띤 얼굴로 입장하자 스탠드에서 일어나 『필화야 장하다』며 두손을 흔들었으며 필화씨도 오빠내의를 알아보고 손을 들어 답례했다.

필성씨부부는 9번째로 입장한 한국선수단에도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필화씨는 이날 아침 오빠를 만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듯 선수들과의 아침 훈련시간도 거른채 프린스호텔에서 오빠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상오11시30분께 필성씨와 전화통화로 안부를 전했다고 말했다.

○…필성씨는 9일 하오 지도세공항에 다시 나가 서울에서온 죽마지우 조윤식씨(58ㆍ메리야스공장경영)와 오명식씨(58ㆍ상업) 등을 마중.

1ㆍ4후퇴때 진남포에서 미군함정을 함께 타고 월남한 조씨 등 고향친구 2명은 필성씨가 김포공항을 떠나올때 같이 오려했으나 비행기 사정이 좋지않아 필화씨에게 전해달라며 꽃다발만을 보낸뒤 이날 친구와 함께 필성씨의 가족상봉을 축하해주기 위해 왔다.

이들은 대회기간중 계속 이곳에 머물며 필화씨와도 만날 계획.

○…제2회 동계아시안게임이 9일 하오 개막됐으나 한씨남매의 상봉열기에 묻혀 대회분위기는 맥이 풀린느낌.

각국 선수들은 TV와 신문보도 등을 통해 남북오누이 상봉을 계속 화제에 올리며 이들의 동정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모습.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에 히타치 일 천왕의 동생내외가 참석했으나 각국의 보도진은 물론 일 TV카메라까지도 한씨남매에 초점을 맞춰 이번 삿포로대회는 우승의 향배나 기록경신보다 필성ㆍ필화남매가 매스컴의 가장큰 주목거리로 등장한것을 입증.

○…일본신문과 방송은 9일 전날밤 남북오누이 상봉뉴스를 앞다투어 대대적으로 보도.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등 주요신문들은 이날 사회면 톱기사 등으로 지면을 대폭 할애하는 등 중요기사로 확대보도했고 이곳 홋카이도 신문들은 연일 1면 머릿기사로 상보를 정하고 있다.

○…필화씨는 처음본 올케의 인상이 어떠냐는 가자들의 질문에 『참 좋으신분 같다. 오빠를 이렇게 훌륭하게 내조해주시느라 수고많으셨다』고 말했으며 필성씨는 김일성대학체육과교수인 매제 임세진씨에게 『장모를 모시고 사니 좋은사람 같다』며 고마워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