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AFP=연합】 과연 휴전선에 베를린장벽과 같은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하느냐를 둘러싼 한 소련기자와 한국관리들의 논쟁으로 한반도의 분단국경에서 시도된 글라스노스트(개방)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한국정부는 9일 동구권과의 관계증진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자 휴전선의 콘크리트장벽 존재 유무를 입증하기 위해 소련과 동독기자 2명을 휴전선이 내려다 보이는 한 전방관측소로 안내했다.
그러나 이날 이루어진 두 기자의 휴전선 방문은 「한국정부가 남북한의 자유로운 통행을 봉쇄하기 위해 휴전선 부근에 어떠한 장벽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한국 관리들의 설명에도 불구 지난 2개월에 걸친 다른 외국기자들의 휴전선 방문처럼 부드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쿠츠코 타스통신 동경지국장은 이날 휴전선의 한 전방관측소에서 한국 관리들로부터 콘크리트장벽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듣고난뒤 『북으로부터의 침략위협이 정말로 실제적인 것인가?』 『현재 세계의 분위기는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등의 질문을 던져 한국관리들을 당황케 했으며 『한국정부는 이 콘크리트장벽의 제거에 보다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한국관리들은 『세계는 변했으나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그는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 손님들에게 하나의 「일상적 의식」처럼 되어있는 망원경을 통한 북한관찰을 거부해 그를 안내한 한국관리들을 애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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