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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한 경직성에 유화책 포기/국무부 한국과장 발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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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한 경직성에 유화책 포기/국무부 한국과장 발언 의미

입력
1990.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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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 양보 요구에 불쾌감/북한측의 「무임승차」거부【워싱턴=이재승특파원】 미국의 대 북한접근 자세가 「유화」에서 「강경」으로 다시 선회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 한반도정책 실무책임자인 스펜서ㆍ리처드슨 한국과장은 『북한이 퉁명스럽게 나오는데 우리도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의 이러한 강경자세를 보이기 위해 북한의 유엔대표부차석대사 허종이 IMF본부를 방문하기 위해 제출한 워싱턴 여행허가신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허종의 워싱턴여행 허가신청을 미국의 대 북한관계 개선의지를 시험해 보기위한 하나의 책략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이같은 강경대응은 상호간의 관계개선에 「무임승차는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측에 전달한 것이다.

미국은 88년11월 대 북한관계 개선방안을 제시한 이후 북한이 공식접촉 창구인 북경외교관 접촉이나 학자,종교인들의 민간교류를 통해서 보인 대미 반응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또한 의아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관계개선책으로 ▲남ㆍ북대화 ▲비무장지대에서의 신뢰구축 ▲한국전 참전미군 유해봉송 ▲대미 비난선전 중단 ▲테러행위 중단등등 6개항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어느것하나 진척된 것이 없다.

미국측은 6개항 전부는 아니더라도 유해봉송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성의를 보이지 않은데 대해 북한의 「우둔함」을 탄식하고 있다. 유행봉송 문제야말로 북한측이 큰 부담없이 선의의 제스처를 보일 수 있는 관계개선의 호재다. 그러나 북한측은 군사정전위를 통해서 송환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주장에 반대,미국관련 단체나 정부기관과 직접 접촉할 것을 고집하여 이 문제의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다.

남ㆍ북대화나 신뢰구축 행위,대미 비난중지 등 북한의 정책전환을 시험할 수 있는 문제들에서는 구태의연한 유치한 책략의 저의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북한측은 미국측 요구에 전혀 「새로운 사고」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북경회담의 격상,미국의 대북 제재완화 등 일방적인 주장만을 해왔다. 미국측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일방적으로 미국의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측의 불만을 크게 산것은 올해에도 연례적인 팀스피리트 한ㆍ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북한측이 한국 및 미국과의 모든 관계를 동결시킨 점이다. 올해 팀스피리트훈련은 예산절감 목적도 있지만 북한의 반대입장을 감안해서 전년보다 규모를 10%나 줄인 것이다. 북한측은 처음에는 팀스피리트축소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갑자기 모든 대화와 접촉의 중단 등 예전과 똑같은 경직된 교조적 반응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미 국무부는 대 북한관계 개선 시도이후 북경회담 등 대북 접촉에 대해 이제까지 접촉사실만을 밝히는 등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었다. 리처드슨 한국과장이 비록 대학원 특강이라는 특수한 장소이기는 하나 북한의 대미 자세에 강력한 불신과 불만을 드러낸 것은 북한의 완고한 자세에 대해 『우리도 참을만큼은 참아왔다』는 인내의 한계를 보여준 것 같다.

북한과의 협상이 「진빼기 경연」이라는 것은 50년초 한국 휴전협상때 부터 정평이 나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열의는 높다. 그러나 북한의 비위를 맞추면서까지 관계 개선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 이번 리처드슨 한국과장의 발언에 분명히 담겨 있다. 소련이 한국을 필요로하는 것처럼 북한이 미국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그들의 목적을 위해 대북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이 지상목표로 하는 김일성의 통일전략과 대남 전략은 근본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이해관계에 배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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