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우리와 비교하기 거북한 상대가 이웃 일본이다. 특히 기업경영이 그렇다. 얼핏 보기에 매우 닮은 듯하나 아주 다르다. 한가지 실례를 들자. 일본의 기업은 경기상승의 기류를 타고 고도성장을 이룩하는 가운데 근로자의 임금을 평균 15% 가량 올렸다. 그러면서 기술혁신에 투자,새로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경영합리화를 꾀해 임금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지출을 거뜬하게 보완했다. ◆우리 재벌기업은 딴판이다. 고임금에 죽어난다고 비명을 지른다. 생산성 후퇴와 경쟁력 약화를 생각하면 일응 일리는 있다. 호경기 시절엔 그러면 무엇을 했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술은 형편없이 뒤지고 벌어들인 돈은 땅에다 묻어두었다. 30개 재벌이 소유한 땅이 10조원어치를 넘어섰다. 그뿐인가. 수출이 안되니 사치성 수입재를 앞장서 사들여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고 한다. 국내에서 남아도는 쌀까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외국에서 사들였으니 더 할말이 없다. ◆과소비다,위화감이다 하여 우리 사회는 심한 갈등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입으로만 아무리 화합을 떠들어대도 소용이 없는 노릇이다. 말 따로,행동이 따로니 누구도 귀담아 들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과소비는 누가 하며 갈등구조를 심화시키는 것은 누구인가,준엄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저마다 나는 아니라고 발뺌을 할 테지만 원인과 책임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굳이 계층을 갈라서 위화분위기를 날카롭게 부각시키는 일은 경계할 바이다. 그러나 따지고 넘어갈 것은 따져야 옳다. 사회의 병리현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상류층에 있다해도 무방할 줄 안다. 재벌과 권력과 유식한 사람들이 물을 흐리고 있음이 너무나 뚜렷하다. ◆수출주도,성장주의 모두가 좋다. 그러한 공로를 이유삼아 토지와 소비재 수입으로 한탕의 재미를 보아도 옳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그것은 교만에 지나지 않는다. 부이불교 부자로서 교만하지 말고,안분낙도 편한 마음으로 도를 따름이 중요하다. 이것이 갈등해소의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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