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춤추는 땅값이다. 토지공개념을 정착시키기 위한 종합토지세와 초과이득세제 등의 시행을 앞두고 선수라도 치듯 하늘높은줄 모르게 땅값이 오르고 있는것이다.우리나라의 전국땅값은 이미 작년 7월 현재로 3백억평에 1천3백조원에 이르렀다. 평균 평당가격도 3만5천원 수준으로 땅값이 세계제일이라는 일본과 맞먹고 있고 우리의 전국땅값이 우리보다 면적이 95배나 되는 미국전체 땅값(1천5백조원 상당)에 육박할 정도이고 보면 세계최고 시세를 몰고온 땅투기의 엄청난 괴력을 누구나 실감할 수가 있겠다. 더구나 30대재벌들이 투기에 앞장서 1억3천만평을 갖고있다는 최근 보도이고보면 사태는 자못 심각하다. 그래서 비싼세금을 낼 각오를 하고 앞질러 값을 튀기며 투기에 골몰하는 사태마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택지소유상한법및 개발이익환수법 등의 토지공개념법안들이 가동되기 시작했고,공개념제도확립을 위해 그 지표가 되는 땅값공시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지가공시법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로 일원화된 땅값공시라는 엄청난 작업에 나서고 있는 첨병들은 전국의 토지감정평가사들이다. 과거 감정사와 평가사로 나뉘어있던 이들은 새법시행과 함께 통합돼 한국감정평가업협회를 결성,앞으로 각종 과세와 거래가격결정및 토지정책의 유일한 지표가 될 땅값평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까다롭고 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걸린 이 작업에는 협회에 소속된 전국 감정평가사 6백69명중 70%가 넘는 4백81명이 참가,법적효력을 가진 공시에 필요한 전문적 지가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한다. 전국 2천4백만필지에 대한 땅값결정의 방법은 대표성과 지역성을 고려하여 선정한 30만필지의 표준지를 선정,감정평가사들이 평가한 적정가격을 먼저 정한뒤 이를 국토개발연구원등 전문연구기관이 만든 토지가격 비준표에 따라 전국 땅값을 비준ㆍ환산하여 산정한다는 것이다.
이 비준표는 표준지별로 52개 땅값변동요인을 적용,비준지수를 각각 정해두고 땅값을 계산해낼 수 있게 하는 공식인 셈인데,벌써부터 이같은 공식이 과연 이해가 엇갈려 복잡다단한 현실과 제대로 맞아떨어질지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동협회의 송기범회장은 표준지의 합리적인 적정가격결정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데 비준표를 이용한 환산방법이 제대로 실제와 맞아떨어질지가 우려된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도 10년이 걸려 비준표를 개발했으나 실제와 거리가 멀어 형식적인 절차만 거듭하고 있다는 것인데,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일원화된 공시땅값이 들쭉날쭉한 결과로 드러났을 때 예상되는 민원과 혼란을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아무튼 토지공개념제도는 이같은 땅값매기기 첨병들의 평가작업등으로 일단 닻을 올렸고,지금껏 네갈래로 나뉘었던 땅값이 하나로 체계화된다는것도 우리 토지제도가 제길로 첫걸음을 딛는것이랄 수도 있다. 모든 거래나 과세ㆍ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이같은 땅값결정의 엄청난 영향을 생각하면 그 첨병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공공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것 같다. 국민들도 관심속에 그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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