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 형사계 3반장 이영창경위(47) 등 12명의 형사는 35일간의 악전고투끝에 만신창이가 된 경찰의 위신과 체면을 다소나마 살리는데 성공했다.구로동 샛별룸살롱에서 남녀종업원 4명이 무참하게 살해된 지난 1월29일 밤 당직을 했던 「죄」로 2인조를 쫓기시작한 이반장팀은 지난달 26일 밤 가리봉동 준카페에서 잠복중 범인들이 조의 애인 이모양(21)을 감쪽같이 빼내갔을때는 「치안부재속에 넋까지 나간 경찰」이라는 호된 비난속에 몸둘바를 몰랐다.
이양으로부터 사건이 풀릴지 모른다는 기대속에 24시간 감시해 온터라 허탈감과 좌절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양이 「실종」 4일만인 지난2일 나타나자 수사는 활기를 띠기시작했다. 조가 선물과 함께 이양에게준 수표번호를 추적한 결과 서울 경기일원의 미용실강도사건 16건도 이들의 범행으로 밝혀졌다.
대전발 서울행 통일호열차에 조도 함께 타고오다 평택에서 내렸으며 셋방을 얻을때 조는 「조영호」,김은 「정주연」이라는 가명으로 계약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이경위팀은 2인1조로 나뉘어 평택을 중심으로 중소도시복덕방과 영세민촌에서 밤낮으로 탐문에 탐문을 거듭했다.
5일 하오 왕병렬경장(35)조가 「정주연」이 최근에 사글세로 세든 「벌집」을 찾아냈다. 왕경장은 오류동 비디오점 모녀살해범을 검거한 뒤 피해자 남편이 현상금으로 준 5백만원을 되돌려준 베테랑형사여서 이경위가 믿고 있던 부하였다.
즉각 이경위는 집을 포위하게 하고 「벌떼작전」을 개시했다. 이경위 등 4명이 가스총과 공포를 쏘며 밀어닥치자 살인미수 등 전과 3범으로 김태화와 함께 5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흉악범 조는 주저앉고 말았다.
이경위는 조를 보는 순간 지난35일간의 검거집념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반가움이 앞섰다』고 말했다.
이경위는 미용실의 2인조가 「우리는 붉은 장미」라고 한 말을 조의 애인이 제보한 「조의 허벅지에 붉은 장미꽃문신이 있다」는 사실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두개의 사건은 별개라고 단정했던 잘못을 좋은 경험으로 삼고 있다.
수사반원들은 개가를 부른 것도 잠시,공범 김을 마저 검거하기 위해 다시또 뛰기 시작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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