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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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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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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이래 공산당 집권체제를 유지해오는 몽고 인민공화국도 동유럽 공산권에서 일고 있는 개혁의 흐름에 밀려 스스로의 체제개혁을 곧 보일 모양이다. 민주세력이 공산집권층의 사퇴,자유총선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몽고정부가 현지시각 7일 정오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함으로써 그들이 민주화의 길목으로 들어서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으로 보인다. ◆「사자처럼 용감하고 여우처럼 간교하며 늑대처럼 탐욕스럽고 수탉과도 같은 투혼을 가졌다」던 칭기즈칸의 몽고군이 러시아를 침공,유린한 것은 13세기초,칭기즈칸이 죽은 지 9년 후인 1236년 그의 손자 바투가 이끄는 몽고군은 다시 우랄강을 건너 서쪽으로 침공해 정복한 지역에서 가혹한 살상과 약탈을 자행해 러시아 병사들은 몽고군이라면 싸우기전부터 겁을 먹었다. ◆1240년 키예프를 다시 침공했을 때 멀리서 보기에도 그 도시는 아름답고 웅장하여 바투는 싸우지 않고 점령하고 싶었다. 하지만 키예프인들이 한사코 저항하는 바람에 결국 키예프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훗날 사가들은 키예프를 폐허로 만들었지만 러시아의 그런 저항 때문에 서유럽이 몽고군의 파괴적 침략으로부터 구제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한 러시아가 공산화되면서 몽고가 뒤이어 공산화 되고 이념적으로,군사적으로 소련의 압제에 시달려 왔다. 7세기 만에 본 역사의 아이러니였다고나 할까. 그리고 옛 피정복자 러시아의 영향 밑에 짓눌려온 몽고가 근 70년 만에 민주화 단계로 한발 들여놓고 독자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몽고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남다르게 소련과는 손 뒤집기 같은 관계에 있었다. 이제 동유럽을 휩쓴 자유화 바람이 고비사막에도 회오리치고 그래서 몽고는 오랜만에 몽고인에게 되돌아가고 있다. 그들이 찾을 것을 찾는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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