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상오11시 서울 동대문구 용두2동 동광교회에서는 신도 1백여명이 특별한 예배를 올렸다. 3ㆍ1절 71주년 기념예배이기도 한 이날 예배에서는 신도 한필성씨(56ㆍ경기 파주군 교하면 동패리 166의2)를 위한 특별기도가 올려졌다.『우리형제 한씨의 평생 소원이 이번엔 꼭 이루어지게 해주옵시고 다른 이산가족들에게도 같은 축복을 내려주시옵소서』
오는 8일 40년전에 헤어진 누이동생 한필화씨(48ㆍ북한 스케이트협회서기장)를 만나기위해 일본으로 가는 한씨의 눈에선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용두동에서 전파사를 하던 한씨는 9년전 경기 고양군 화전읍으로 이주,목장을 경영하다 『좀더 고향가까이 가자』는 생각에서 3년전 통일로에서 4㎞가량 더들어간 지금의 집으로 옮겨 젖소를 키우고 있는데 용두동에서 사귄 실향민친구 20여명을 잊지못해 계속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
토요일에도 교인형제들은 한씨집 이웃 해금강목장에 모여 밤늦게까지 오누이상봉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부인 홍애자씨(53)는 시어머니에게 드릴 보약과 시누이에게 줄 한복 금반지 등을 자랑했고,한씨는 『어머니가 꼭 살아계셔야 할텐데』라며 『동생과 함께 서울에와 내 젖소들을 보여주고 며칠이라도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고 들떠있었다.
한씨는 또 일본체재비용 등 모든 경비를 대겠다던 일본 공동통신이 태도를 바꾼데 대해서도 『내 소를 팔아서라도 꼭 일본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새로 발견된 제4땅굴 얘기를 꺼내자 이들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누이동생이라도 만날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우리 고향소식도 물어봐 달라』고 부러움 섞인 부탁을 하던 사람들은 『지난번엔 못만나게 했는데 이번에 만나게 해준다니 남북관계도 좋아질것』이라는 한씨의 관측을 믿지 않으려 했다.
한씨가 『땅굴은 벌써 오래전에 판것이라는데… 』하고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북한측이 『육친의 상봉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뒤편에서 또 무슨짓을 할는지 모른다는 불안과 불신 때문이었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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