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말이다. 영원히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휴전선의 장벽이 어느날 갑자기 걷혀져 자유 왕래가 허용되고 통일이 됐을때 말이다. 월남한 실향민들이 북의 고향을 찾아간다면 어떤일이 생길까. ◆필자의 지인인 한 실향민의 고향은 평양근처 대동군. 선대부터 토박이 부농이었으나 8ㆍ15광복후 공산당에게 토지와 집을 강제로 몰수당하자 가족 모두 월남해왔다. 그분은 월남때 토지와 집문서를 품에넣고 넘어와 이를 신주 모시듯했다. 늘 색이 바랜 문서를 펴보이며 통일이 되는날 제일 먼저 달려가 집과 논밭을 찾겠다고 했지만 고향땅을 보지못한 채 눈을 감았다. ◆동서독의 장벽이 무너진 뒤 양독인들이 왕래하면서 요즘 동독인들은 새 걱정거리가 생겼다. 분단후 오래전 서독으로 넘어갔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집과 땅이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게 아닌가. 동독의 모든 토지와 가옥은 국가 소유로서 일반인들은 국가로부터 장기임대하고 있는데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동독인들의 진짜 걱정은 이달에 실시되는 최초의 자유선거후 재산권에 어떤 변동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마찰은 도처에서 빚어지고 있다. 동베를린에 사는 한 주민은 서베를린 사람이 건너와 자기의 옛집이라는데 분격,『다시오면 개를 풀어 놓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보도다. 아무튼 재산권을 주장하는 서독인이 수만명이나 돼 자칫하면 두 독일인들간의 「재산전쟁」이 벌어질 우려마저 있다. ◆한편 지난주 자유중국의 한 지방 법원은 본토에서 대만에 건너와 살다가 사망한 사람의 유산(약 4천3백만원)을 본토인 천진에 살고있는 세딸이 상속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중요한것은 중국 법원이 발행한 친자 확인 문서를 자유중국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두 중국간의 재산권 주장확인의 길이 열린것이다. 남북한간의 해동은 꿈같은 얘기지만 지금부터라도 여러 현상에 관한 연구는 해놔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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