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청련총재 이승완씨(50)가 4일 하오 경찰에 검거될 당시의 광경은 검ㆍ경찰이 그동안 얼마나 「안잡는 수사」에 충실해 왔는가를 보여주었다.이씨는 이날 하오 4시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 312동 앞 주차장에서 동거중인 20대 여인과 함께 검은색 그랜저를 타고 시동을 걸었다. 이때 흰색 승용차가 미끄러지듯 다가와 달아나지 못하게 뒤를 막아섰고 차안에서 치안본부 경찰관들이 내려 동행을 요구했다.
이씨는 아무 저항없이 동행에 응해 하오 9시50분께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넘겨졌다. 16개월간 쫓겨다닌것으로 돼있는 도망자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체포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친구들이 놀러와 함께 가는 것같다』고 한 동거여인의 말을 그대로 믿을 정도였다.
이씨는 이 312동에서만 7개월씩 두번을 살았다. 88년 11월 여동생을 자처한 중년여인의 명의로 12층에 월세를 얻어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한지 2개월만에 2층으로 되돌아왔다.
몇년동안 근무한 경비원도 두집 살림을 하는 돈많은 사업가로만 알고있었다.
보증금 5백만원 월세 50만원의 방 2개짜리 월세방,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었고 자신의 명의인 서울 1초 3147호 그랜저를 그대로 몰고 다녔다.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 교통회관에서 열린 호청련 자매단체격인 호국 학생 연합회의 결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건장한 청년들의 경호를 받으며 하루에 세번이나 검ㆍ경찰을 따돌렸던 솜씨를 생각하면 이씨 검거는 앞뒤가 맞지않는다.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의 피해자들이 여당으로 돌아섰고 이씨의 직할 부대격인 전주 월드컵파의 병원 살인등으로 민생치안부재라는 비난이 높아지면서 최근 이씨는 「귀찮은 혹」으로 전락했다는 설과 모기관에 자수했다는 소문들이 퍼졌었다.
검찰이 이씨의 신병을 인수한 직후 전경을 배치,검찰간부들조차 실랑이 끝에 청사에 들어가게 한 과잉 경호조치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검찰이 이씨로부터 사건의 진상을 어느 정도 밝혀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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