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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량」의 동시 공략책/김영삼­박철언 당정 동반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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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량」의 동시 공략책/김영삼­박철언 당정 동반 소행

입력
1990.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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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진전 촉매역할 하반기 성사 가능성/노대통령 친서 여부도 관심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과 함께 방소길에 오르는 박철언정무1장관은 자신의 방소가 김최고위원의 「수행」이 아니라 「동행」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을 단순히 박장관의 정치적 입지와 관련된 표현상의 문제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박장관의 6공내 위치와 정부대표성 등을 고려할 때 김최고위원과 형식은 같으나 다른 내용의 방소를 기획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진다.

박장관은 당초 김최고위원을 초청한 세계경제및 국제문제연구소(IMEMO)와는 다른 쪽을 통해 4∼5월께 방소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박장관을 김최고위원방소에 동행시킴으로써 김최고위원에게 대내외적으로 무게를 더해주는 한편,소련의 당정을 동시에 공략함으로써 수교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방소에서 김최고위원은 IMEMO를 매개로 한 공산당 고위간부들과,박장관은 지난 88년 고르바초프서기장에 친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친분을 맺은 소정부내 정책입안 또는 정보관계그룹과의 접촉을 통해 우리측의 관계개선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동행ㆍ분리 방소전략은 외형적으로 집권여당의 제2인자와 정부대표라는 최고의대표단구성과,실질적으로는 소련의 당정과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는 두 인사의 파견이라는 양면을 모두 충족시켜줌으로써 향후 한소관계에 명실공히 이정표를 설정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 대표자격인 박장관을 통해 또다시 노태우대통령의 친서등의 메시지가 고르바초프서기장에 전달될 가능성을 상정할 경우 이번 방소단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방소단에 실린 무게는 방소지원을 위해 외무 통일원 안기부 등 관계부처장관과 민자당 3역등으로 구성된 기획단의 비중으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달말 기획단이 처음 구성됐을 때만 해도 합당주가조성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으나 박장관의 대표단가세로 이러한 오해는 불식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김최고위원과 박장관의 동반 방소가 한소간의 수교를 앞당기는 정치적 촉매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면서도 막상 정식수교가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한소수교가 과거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최근 소련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발언과 반응으로부터 쉽게 감지된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소련측 태도는 지난달 5일 열렸던 소련공산당 중앙위총회 이후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임을 발견할 수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소련의 이같은 변화에 주목하면서 지난달 중앙위총회에서 개혁파의 확고한 우세가 대한정책 변화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그러나 소련의 공산당이나 연구기관의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각종 대한발언들은 소련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닌만큼 명확한 입장변화의 표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도 분석한다. 즉 이러한 외곽발언들은 북한을 겨냥한 애드벌룬성이거나 이완된 사회분위기에 따른 돌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대내외 정황으로 미뤄볼 때 한소수교가 가까워졌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교가 수개월내에 급작스럽게 이뤄지리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소련은 대한정책의 우선순위를 종래 한반도안정 최우선에서 최근 한반도안정과 경제협력을 비슷하게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이나 한반도안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중 한반도안정을 위해서는 중요변수인 북한이 변화해야 하는데 소련은 북한이 아직 한소수교를 받아들일만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듯한다. 이러한 소측의 태도는 외무부관리등 소련정부차원의 대한공식반응에서 관찰된다.

이와 관련,정부 관계자들은 소련 내부적으로 대한정책수립에 있어서 진보적 입장인 당 또는 연구기관과 다소 신중한 입장의 정부관리사이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도 분석한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수교시기의 완급문제 정도일 뿐 근본적인 입장차이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수교에 관한 한소간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단지 소련이 한소수교의 비중과 북한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저울질을 어느 시점에 맞추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있다. 정치적 의미를 갖는 김최고위원과 박장관의 방소 이후,이미 가동에 들어간 주소영사처를 중심으로 한 정통외교의 구사여하에 따라 그 시기는 조정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한소간의 수교는 이번 김최고위원과 박장관 일행의 방소에 대한 소련측 고위인사의 답방,민간경제진출을 위한 정부간 보장장치마련,한소 외무장관회담 실현 등의 수순을 거친 뒤 빠르면 금년 하반기께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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