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보면서 자라는 아이들을 미국의 로버트ㆍ피트맨이라는 사람은 「텔레비전 베이비」라고 부른다. 그래서 요즈음 영화의 대본은 40년대보다 4분의1쯤 짧다. 말보다는 사진으로 드라마를 진행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텔레비전ㆍ베이비의 세대에게 영화를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나이먹은 부모들은 엉뚱한 언어로 아이들에게 말을 하려든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은 이제 인간을 지배하는 부모이자 교사이다. 그만큼 엄청난 황금의 알을 낳는 거위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KBS와 MBC의 두 텔레비전이 한해에 자그마치 5천2백54억6천만원의 광고 수입을 올린다(89년). 게다가 KBS는 1천39억원의 시청료가 들어온다. 그러니까 모두 6천3백억원 가까운 돈보따리가 텔레비전에 들어가는 셈이다. ◆듣기만해도 군침이 도는 황금의 알을 낳는 거위,게다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이 텔레비전이다. 뜬소문으로만 나돌던 「새로운 민간 텔레비전 방송」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온 것은 당연하다. 그 새 방송의 윤곽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30개 대기업들이 공동출자해서 제3의 텔레비전 방송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공동출자로 텔레비전 방송을 하겠다는 계획에는 상당히 「몸조심」을 한 흔적이 보인다. 운영은 전경련이나 경제단체협의회가 맡고,프로그램은 『국제 경제와 수준높은 시사토론,선진국의 첨단과학기술 다큐멘터리』 등으로 반이상 채운다는 말도 있다(한국일보 3일자 1면보도). 「공익적인 프로」를 주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공유재산인 전파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소유가 되도록 운영돼야 한다. 2개의 거대한 전국방송을 갖고 있는 우리가 또 하나의 거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문제다. 16개 독립텔레비전의 연합체인 영국의 1TV처럼 우리도 그 정도의 지역 방송을 만들어 연합체롤 묶는 방법을 검토해 봄직하다. 적정규모이상의 수익을 국가가 거둬들이는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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