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니카라과 선거 국제감시단장 카터(뉴스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니카라과 선거 국제감시단장 카터(뉴스메이커)

입력
1990.03.02 00:00
0 0

◎오르테가 패배인정토록 설득… 「중재역」 과시/80년 퇴임후 분쟁지역 돌며 외교적 수완 발휘니카라과 친미정권의 탄생을 실현시킨 지난달 25일의 총선은 「역사상 가장 철저한 감시속에 치러진 선거」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자유선거를 통해 집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정통성을 다지려 했던 오르테가 대통령이 무려 3천여명에 가까운 국제선거 감시단원들의 참관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산디니스타 혁명정권의 10년 통치가 심판의 도마위에 오른 선거 당일,이들은 전국 4천3백94개 투표소에 분산 배치돼 감시의 눈을 번득였다.

이들 가운데는 지미ㆍ카터 전 미 대통령(65)의 주름잡힌 얼굴도 끼어 있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당초 부시 미 대통령이 임명한 참관인단을 거부하고 카터 전 대통령이 이끄는 감시단을 받아 들이기로 한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오르테가의 두터운 신임을 배경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위대한 조정자」로서의 쾌거를 이룩해냈다.

카터는 패색이 짙어진 후에도 한동안 패배를 자인하지 않고 망설이던 오르테가를 설득,그가 깨끗이 선거결과에 승복케 함으로써 막판까지 잔뜩 흐렸던 니카라과의 정치기상도에 환한 햇살을 비춰주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우정어린 설복으로 이제까지 서방으로부터 좌익게릴라의 오명을 뒤집어 써온 오르테가는 승패에 분명한 정치가의 이미지를 내외에 심을 수 있었다.

이란 인질사건 등 숱한 실정으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던 카터는 지난 80년 퇴임후 이처럼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 뛰어들어 재임시 못다한 외교수완을 한껏 펼쳐보이고 있다.

카터는 지난해만도 티베트의 독립운동과 중국의 탄압,파나마선거,수단의 쿠데타 등 수많은 분쟁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중재역을 맡았었다.

한국에서의 인권문제로 고 박정희 대통령과 불화를 빚기도 했던 카터는 「6ㆍ29선언」 불과 1주일전인 87년 6월22일에도 한국에 대통령직선제를 촉구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한 제3세계 빈국의 기아문제해결에도 발벗고 나서 자신이 설립한 「2천년대 지구사」를 중심으로 수단 가나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에 최신 영농법 개발을 전파하며 「녹색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땅콩농장 아저씨」로 잘 알려진 카터는 고향 조지아주에 있는 2필지의 땅콩밭을 임차인들에게 맡기고 제3세계에 평화와 민주의 불모지를 일구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인류애는 그의 후임 대통령인 레이건의 이기적 행각과 비교돼 한층 돋보이기도 한다.【이상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