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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가 84년「고」집권주도”/전 KGB간부 고르디에프스키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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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가 84년「고」집권주도”/전 KGB간부 고르디에프스키 회견

입력
1990.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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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위기… 개혁 절실… 고가 적임자” 판단/현재 개혁ㆍ권력유지 핵심조직【타임 3월5일자 본지특약】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의 런던지국장으로 영국의 이중간첩이었던 올레그ㆍ고르디에프스키는 KGB가 고르바초프의 집권을 추진했으며 지금도 그의 권력유지를 위해 맹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5년 소련에서 처형되기 직전 서방으로 탈출했던 그는 최근 타임지와의 회견에서 소련에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련에는 아직도 단하나만의 이데올로기만이 허용되고 있으며 일당독재ㆍ국가소유경제ㆍ비밀경찰등 전체주의 사회의 기본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타임지와의 회견내용이다.

­KGB는 고르바초프가 추진하는 정책의 지지자이며 수호자인가.

▲그렇다. 소련지도부가 개혁정책과 부분적인 자유화ㆍ민주화를 위해 거대한 비밀경찰 조직을 가동하고 있는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KGB는 70∼80년대 소련에서 부패에 물들지 않고 잘 훈련된 정예요원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기구였다. 바로 이런점 때문에 KGB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추진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됐다.

지난 84년 KGB는 고르바초프를 노쇠한 지도자들을 대체할 가장 유망하고 유일한 지도자로 꼽았었다.

당시 KGB는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국내외 상황에 관한 가장 정통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KGB는 소련내 어느 집단보다도 소련이 처한 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집권초부터 고르바초프는 정부ㆍ개인및 경제ㆍ정치ㆍ사회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수집을 위해 KGB에 의존했다. KGB는 아직도 고르바초프에겐 귀중한 수단이다. 또 KGB는 고르바초프가 개편을 단행치 않은 단 하나의 기관이다.

­그렇다면 KGB는 지금도 부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그렇다. KGB는 여전히 재야인사ㆍ민족분리주의자ㆍ반공주의자등 공산주의체제 유지에 위협이되는 요인들을 감시하고 있다. 불행히도 KGB는 현 소련체제와 고르바초프의 권력유지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핵심기구이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탄압과 사찰을 재개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

KGB의 강력한 국내사찰 기능이 조금도 약화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국외에도 역시 KGB는 방대한 첩보망을 지니고 있다. 그 규모는 소련의 필요에 적합치 않을만큼 크다. KGB가 현재 하고있는 활동은 글라스노스트(개방)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신사고등과는 상호 모순된다. 만일 소련대외 정책 변화의 목적이 동서진영의 긴장완화에 있다면 당연히 해외첩보활동도 축소돼야 한다. 이것은 비단 KGB의 경우만이 아니다. 최근엔 점차 산업스파이 활동에 역점이 두어지고 있다.

현재 뉴욕과 워싱턴에는 최소한 1백명 이상의 KGB요원이 각각 상주하고 있다. 서독과 프랑스,인도등지에도 대규모의 KGB지국이 있다.

KGB는 여전히 편견과 의혹에찬 왜곡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련 지도부가 서방에 대해 편집병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련 지도부와 군부에 대해 소련이 서방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KGB가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KGB가 현재 소련의 무질서가 너무 지나치다고 판단,정권전복이나 분쟁을 야기하는자들을 축출할 가능성은 있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KGB는 결코 전능의 권한을 지니고 있지 않다. KGB는 규율이 엄격한 조직체다. 설령 요원의 상당수가 소련에서 허용되는 자유와 그에 따른 무질서에 불만을 느낀다고 해도 그들은 상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것이다. 그들은 모험주의자가 아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으로 인한 혼란에 불안을 느낀 군부가 그를 축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군지도부와 당지도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대다수의 군장교들은 정치에 개입을 원치 않는다.

확실한 보장도 없이 책임을 지고 혼란수습에 나서기를 원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과거 소련의 정치상황은 비교적 예측가능했는데 이제 점점 예측하기가 어렵게 돼가고 있다.

공산당내에 국내의 소요로 당이 분리될수 있다고 말하는 몇몇 중요한 인물이 있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전개될 경우 군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것이다. 즉 군부는 어느 한 세력에게 충성을 하는 선택을 해야만 될것이기 때문이다.

­모스크바당국이 발트3국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무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없다. 모스크바 당국은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이나 기타 유사한 지역에 무력을 행사하는데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코카서스지역은 전략상 매우 중요할 뿐아니라 소련 지도부는 그곳 대중들의 반발을 비교적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발트3국은 서방과 가까운 매우 문명된 지역이다. 이런 상황들이 군사개입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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