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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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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9월 알렉산드르ㆍ솔제니친은 소련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악취 속에서 맞게 될 소련의 파멸」을 걱정했다. 당의 경직성과 부패와 그 사회의 전반적 비능률을 신랄히 지적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반년쯤 후인 74년 2월 그는 추방당했다. ◆그가 걱정한 파멸은 무엇이었을까. 솔제니친의 우수어린 편지사건 후 14년이 지난 87년 고르바초프는 그의 저서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오래 전부터 소련은 변혁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단적으로 말해서 우리의 상황은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가득차 있다」고 고백하기 시작했다. ◆「생산자가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당연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가 전적으로 생산자 마음대로 좌우된다.…총생산고 중시경향에도 불구하고 상품은 아주 부족하다」고 그는 자체 모순을 솔직히 지적했다. 페레스트로이카가 보다 경제적 동기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이런데서 더 여실히 엿보인다. ◆공산세계의 「비효율」은 소련만의 것이 아니었다. 헝가리에서는 우라늄 채굴의 경우 톤당 90∼1백달러가 소요되지만 판매가격은 25∼30달러인 상황이었다. 지난 약 40년 동안 동유럽 공산국가들은 소련이 사갈 제품들만 생산했고 그런 가운데 영락의 악순환만 계속됐다. ◆소련의 가전제품은 품질이 열악하다지만 소련은 또한 놀라운 정확성으로 금성에까지 날아가는 로켓을 띄운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집념과 근면만으로 자산을 쌓아온 우리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지난해 우리의 대소수출은 1억5천만달러,수입은 3억5천만달러였고 이것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경제에 가져올 변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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