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개방정치” 새 정당문화 선언/정치역량 미지수… 내부결속등 과제/6천여명 참석 열기… 이민우 전총재 모습도민주당(가칭)은 27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정식출범시킴으로써 「신세대정당」을 향한 발걸음을 본격화했다.
민주당의 입지가 구민주당이 소멸하면서 생긴 정치권의 한 공간을 메운다는,대체세력으로서의 기치에 터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기존야당의 고질과 병폐 뒤에 상존하고 있던 사당적 리더십을 경계하고,도덕적 개방정치를 내세우는 것으로 민자당과는 또다른 새 정치문화 창출을 다짐하고 있다는 점은 일응 고유기반의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고 있다.
이와함께 민주당이 갖는 실세의 정도와는 별개로 평민당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야권 질서의 발전적 정비를 가져올 「촉매」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는 일반적 기대가 실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민자당 거부」 세력의 조직화에 실패한 상태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정치적 역량에 대한 회의를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또 평민당과는 질적인 차이를 갖고 있지만,부산및 영남출신 의원ㆍ인사들이 「주력」인 내부구조 역시 당분간 이들의 전도를 제약하리라는 지적이다.
구 민주당인사들과 무소속 서명파의원들의 결합도 이런 관점에서 설명하면 어차피 예견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보편적 명분으로 넘어보겠다는 판단에 의해 재촉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향후 일정기간 민자당과 평민당의 정치본류와는 동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정치적 징세를 감내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개혁을 선창하는 보수민자와 진보세력의 대표성에 이의의 여지가 없는 재야신당사이에서 독자적 존재를 구축해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한 「신세대정당」에 걸맞을 만큼 새 「민주야당」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자기설명을 제시,3당통합의 부산물이라는 일부의 인식도 극복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스스로도 앞으로의 험로를 잘 알고 있는 민주당이 다가온 보궐선거와 지방의회선거에서 어떤 「실적」을 올리느냐가 당장의 주목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는 사물놀이패의 식전행사와 본대회및 박찬종 이철 김광일 노무현의원과 홍사덕 장기욱씨 등 준비위원 7명의 시국강연회 순으로 3시간 가까이 진행.
대회장은 본행사 시작 1시간여전부터 발기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사물놀이등의 식전공개행사로 서서히 열기가 고조,본행사때는 야당 특유의 활기와 의욕이 넘치는 분위기가 가득.
주최측은 이날 대회장연단 전면에 우리나라 야당사의 본류인 해공 신익희선생의 대형초상화와 유석 조병옥박사의 대형사진을 걸어놓고 「체질개선 민주당」 「세대교체 신야당」 등의 플래카드를 좌우에 내걸어 민주당의 정통야당성과 세대교체기치를 부각시키려 노력.
주최측은 또 행사장이 민자당 창당 축하연회장이었던 점을 의식한 듯 3면의 벽에 「갈라먹기 3당야합 찢어지는 서민가계」 「한일합방 을사 5적 야합민자 1노2김」 등의 3당통합 비난 현수막을 부착.
대회장에는 미리 준비된 5천5백여석의 좌석이 꽉차고 주위에도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5백여명의 청중들이 빽빽이 들어서 주최측 목표인 1만명에는 못미쳤지만 나름대로 열기.
특히 연단 전면에 이민우 전신민당총재가 하객으로 좌정,모습을 보여 눈길.
이에앞서 서울ㆍ안양 민요연구회원 33명이 「어둠을 씻고 희망을 가꾸고」라는 주제로 한시간여 동안 사물놀이 씻김굿 시국풍자춤 등의 여흥을 진행.
하오 3시께 대회장입구 광장에서 풍물놀이가 시작되자 이기택의원등 현역의원 발기인 7명이 이들을 맞이,「민주당 천하지대본」의 만장을 앞세운 채 행사장에 입장.
이어 민주당의 앞날을 비는 고사에서 김영백씨등은 축문을 통해 『민주당이 백성과 더불어 민주세력을 통합,합법적인 문민정부를 수립하게 해달라』고 축원.
○…만장일치로 창당준비위원장에 선출된 이기택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화시대가 눈앞에 왔는데 몇사람의 사리사욕때문에 우리 국민은 독재의 어두운 수렁으로 또다시 빠져들고 있다』며 『민주당을 반석같이 단단한 국민의 정당으로 탄생시키고야 말겠다』고 기염.
○…민주당은 창당발기인 수를 총 9백6명으로 최종발표. 이날 추가된 발기인에는 이종남(3선) 김재위(2선) 전의원과,영화 「접시꽃당신」 「남부군」을 각각 만든 박철수 정지영씨 등 영화감독 2명,구인서 서울대 의대교수(내과),변호사 7명도 명단에 추가됐지만 민변소속 변호사 영입은 끝내 실패.〈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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