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불법… 살인혐의”보사부/“고귀한 인명 더 구한다” 수술팀/한림대 병원 가족동의로 2명에 이식… 결과 양호우리나라에서는 법률적 의학적으로 뇌사가 인정되지 않고있으나 최근 의사가 심폐기능이 살아있는 환자를 뇌사로 판정,장기이식을 위해 양쪽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한 사례가 발생,보사부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뇌사논쟁이 일고있다.
27일 보사부에 의하면 한림대부속 강동성심병원 일반외과의 한덕종 윤대원 배수동씨 등 수술팀은 지난달 25,26일 이틀동안 뇌사상태인환자 박모씨(40)의 양쪽신장을 가족동의를 얻어 떼어내 김모씨(42ㆍ여) 등 2명의 환자에게 이식했다.
병원측에 의하면 박씨는 지난달14일 교통사고로 입원,2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는데 가족들은 박씨가 평소 『내가 죽을땐 불우한 환자를 위해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바있어 신장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장기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가족중 일부는 뇌사인정에 반발했던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현재까지 수술결과가 양호한 상태이다.
수술팀은 우리나라에서 뇌사가 인정되지 않고있을 뿐 아니라 뇌사판정기준도 마련돼 있지않아 미국ㆍ일본 등의 일반적 판정기준을 원용,수술전에 같은병원 신경외과ㆍ신경과의사 2명이 자체적으로 뇌피질검사(EEG)뇌간기능검사 등을 통해 뇌기능이 완전소실됐음을 확인,뇌사로 판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한편 보사부는 조사결과 의사가 임의로 뇌사로 인정,장기이식수술로 환자를 사망케한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의사들이 의료법상 금지된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의료행위 ▲부도덕한 의료행위를 한것으로 보아 의사면허를 취소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법상 살인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보사부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법률적,의학적,사회윤리적으로 뇌사를 인정하지않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임의로 뇌사를 인정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며 중대한 사회문제』라고 지적하고 『뇌사인정행위가 확인되면 현행법상 살인혐의로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수술의사인 한덕종박사는 『세계적으로 뇌사를 인정하는 추세이고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뇌사를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장기이식을 통해 고귀한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의사 스스로 뇌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의학계에 의하면 지난88년3월 서울대 김수태교수(일반외과)팀이 뇌사상태인 환자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했으나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뇌사논쟁이 일지는 않았었다.
대한의학협회는 『국내의료기술이 크게 향상,각종장기이식수술이 보편화되고 있어 뇌사자의 장기를 심장병환자 등 장기이식수술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할 경우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지난해8월 뇌사를 심장사와 함께 죽음의 기준으로 삼는입법을 보사부에 요청한 바있다.
의협이 88년11월 뇌사연구 특별위원회를 구성,8개월간의 연구끝에 마련한 뇌사판정기준안은 ▲외부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는 깊은 혼수상태 ▲인공호흡기를 3∼5분간 떼 호흡이 돌아오지 않는 자발적 호흡정지상태 ▲뇌간의 반사기능소실 ▲두눈의 동공이 확대고정된 상태로 뇌사를 정의하고 있다.
보사부는 의협의 입법요구에 대해 『장기적으로 뇌사는 인정돼야하나 현재로서는 사회적으로 뿌리깊은 전통윤리의식이 이를 허용치않고,특히 종교계의 반발이 예상돼 입법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었다.<최해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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