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에 일본국민을 상대로 일본을 지탱하는 3대 기둥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을 때 천황과 관료외에 종합상사가 포함되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거대한 괴물」로 불리는 종합상사의 강점은 강력한 조직력과 정보수집능력이다. 일본의 10대 종합상사는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2천5백여개의 지사ㆍ지점을 통해 매일 신문지 1만페이지 분량의 정보,즉 무역ㆍ국제정세에서부터 기상등에 이르는 갖가지 정보를 수집한다. 특히 60∼70년대에 소련,중국 등 공산권 내부의 동정과 중남미ㆍ아프리카의 쿠데타 소식등을 어느나라 어느 정보기관보다 더 빨리 입수하여 「제2의 CIA」라는 호칭을 듣기도 했다. ◆무엇이든지 만들고 팔아 더 많은 이익을 내겠다는 종합상사들이 저마다 우수한 전문가를 확보,각 분야별로 현재와 장래에 대한 전망과 대책을 연구하고 있음은 오래전부터이다. 일본 종합상사의 선두주자인 미쓰비시(삼릉)의 종합연구소가 연초에 발간한 「전예측1990년대의 일본」이 최근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됐다. ◆이 보고서는 90년대 일본의 정치 경제 지역 사회 시장 산업 기술 등 각 분야의 모습을 그 나름으로 분석한 것이 흥미롭다. 경제의 경우 90년대 성장의 벽으로 EC 미국 캐나다 등의 블록화 인플레 토지와 주가의 이상상승등을 꼽았고,상품에 대한 소비자 의식은 「싸다비싸다」에서 「좋다나쁘다」로 변해 상품판매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자유중국의 기업에 대해서는 노동조건이 큰 숙제가 될 것이며 가족중심주의를 타파하고 근대적 조직체로 개혁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우리나라 종합상사대기업들은 과연 어느 정도 미래분석을 하고 대책을 연구하고 있을까. 아직은 국민이 땀흘려 저축한 수조원의 예금을 정부특혜로 멋대로 갖다 쓰고 생산업보다는 백화점같은 유통업ㆍ재테크 등에 더 열을 올리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음은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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