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보태기 넷의 답쯤은 유치원 꼬마들도 척척이다. 손가락셈으로도 쉽게 여섯임을 알아맞힌다. 그런데 거꾸로 분단국의 통일을 간절히 이뤄내는 수학의 공식이 「2+4〓1」임을 알아내는 데는 장장 45년의 세월과 이루 말할수 없는 분단국민들의 통한이 아울러 필요했다.통일의 수학공식은 그만큼 보통 산수와는 남다른 까다로운 공리를 요구하는 것이라지만 정말 그처럼 간단한 수식을 찾아내는데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을 불금케 한다
사실 1(하나)이라는 답은 진작 나와있었다. 쪼개진 나라가 원래처럼 합치는 것이니 1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2+4라는 수식은 강대국의 이해와 끝없는 이념대결의 미친 세월이 사뭇 꼬여들기만해 이제야 뒤늦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4〓1이란 통일수식은 독일의 2단계 통일방안을 뜻하는 것이다. 지난 13일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서 열린 동ㆍ서독 및 미ㆍ소ㆍ영ㆍ불 6개국이 합의해 비로소 도출해낸 것으로,「2」는 분단당사 2개국을,「4」는 2차대전 전승 4개국을 나타낸다. 1단계로 분단당사국끼리 먼저 통일에 합의한 뒤 2단계로 4개국이 그 세부방안에 합의하는 절차를 거쳐 드디어 「1」이라는 통일을 이뤄낸다는 뜻이다.
수학에서 식만 알면 해답 풀이는 의외로 쉽다. 45년의 인고와 노력끝에 통일 수식을 드디어 찾아낸 동서독 국민들이 마치 통일이 온것처럼 환호하는 것도 우리들의 가슴에 와 닿는다.
이미 독일사람들은 분단의 족쇄가 끊어질 역사적인 그 날을 「타그X」(X데이의 뜻)로 가상해 부르며 마음속의 카운트다운을 벌써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패전과 승전국에 의한 분단과 체제 대결의 오랜 와중에서는 뜬구름 같았던 「타그X」가 동구변혁 및 체제대결 종식의 큰 흐름덕으로 그 모습이 이제는 신명해졌다고 보고있다.
지금 독일사람들은 「타그X」가 3월18일의 동독총선거로 사실상의 내부적 통일길이 열리면서 구체화,올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정확한 날짜로 나타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통일합의 교섭의 한편으로 오는 12월로 예정된 서독총선을 이제는 통일독일의 선거일로 삼고,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하고,연내에 유엔이나 EC에 단일회원으로 가입하며,동독경제 및 통화관리 대책마련 등 구체적 앞날 설계에도 분주하다.
심지어 지도제작자들마저 국경선이 사라지고 카를마르크스시등 분단후 바뀐 도시이름을 옛것으로 되바꾼 통일독일의 지도제작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겐셔 서독외상의 『장벽은 무너졌다. 이제는 모든게 결코 옛날같지는 않을것』이라는 자신에 찬 선언은 절묘한 통일수식을 이끌어내고 타그X를 기다리며 보낸 하염없었던 통한의 세월을 한달음에 뛰어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곰곰 생각해보며 인고와 통한이 그들보다 못할리 없고 동족상잔의 엄청난 피값마저 바친 우리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언제 그런 절묘한 통일수식을 찾아내고,새지도를 만들며,자신에찬 통일선언을 할것인가. 모두가 이산가족이 되어 마음은 앞장서서 저만치 내닫는데 당사국 왕래도 못하는등 유달리 더디가는 세월이 새삼 쓰라린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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