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신임이 절대조건… 6인 간사 주목.박 정무 단연 독주… 박 총장과의 관계설정 미묘 민정계/김 총무 계보 총괄 2인자… 황 특보 위상관심 민주계/뚜렷한 실세 없어… 김용환 「분신」ㆍ최각규 「사신」 공화계「1노2김」의 과두체제를 뼈대로하고 있는 민자당에서 「1노2김」을 뒷받침하는 인사들은 누구일까. 각 계보내에 자생적 잠재력을 가진 인물이 없지는 않으나 이들이 거대여권내에서 적응력을 배양하는데 소요될 시간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1노2김의 점지를 받은 얼굴들이 이니셔티브를 쥘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통합추진위원으로 낙점받은 15인이 우선 이 반열에 들 수 있을 것이며 더욱 압축하면 6인 간사회의 멤버들이 초점을 모으게 된다.
또한 6인들은 이념적 배경,권력속성,지역적 기반에 큰 편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이들간 합종연횡에 따라 권력추의 이동은 더욱 큰 관심.
민자당이 24일로 임시거처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시대를 끝내고 26일 새당사인 대원빌딩 입주식을 갖게됨에 즈음해 받침목의 면면을 따라가 앞으로 전개될 민자당의 세력판도를 그려본다.
○민정계
○…통합추진위에서뿐 아니라 향후 민자당 내에서의 위상및 거취와 관련,관심의 초점은 단연 박철언정무1장관이다.
노태우대통령의 「결단」 또는 치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건」의 중심에 항상 위치해온 그에게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이 쏟아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6공출범초부터 정계개편등 노대통령의 장기정국 구도를 기획ㆍ추진해 왔던 그는 지난해 여권내 권력투쟁 양상까지 보였던 5공청산과정에서 『정치는 세에 의해 하는 것』이란 지론을 관철시킴으로써 「존재」를 재차 확인시켰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대통령과 함께 우리 정치에 「신사고」라는 새 실험을 강요하며 이제 스스로를 전면에 부상시키고 있다.
그가 신당의 골격등 프로그램 마련에 거의 독주하고 있음은 알려진바이지만 최근 그의 사조직으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월계수회」가 공공연히 정치세력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그의 권력의지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그의 본심이야 어떻든 『이념과 인적구성에서 기존의 당조직보다 한차원 높은』 월계수회를 이끌고 있고 이 인맥이 신당의 요충지를 두루점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예컨대 신당출범에서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준병사무총장과의 관계를 포함하면 제3사무부총장과 기조실장에 내정된 정동윤ㆍ강재섭의원,민정계원내부총무인 정창화ㆍ이정무ㆍ조영장의원,정책조정실장 기용이 확실시되는 나창주ㆍ서상목의원,부대변인에 유력시되는 이긍규의원 등은 직간접적으로 박장관과 연이 닿아있다.
국실장급 인선에서 예상되는 박장관계의 입김까지 감안하면 그는 민정계에 관한한 『노대통령의 통치력을 뒷받침할 새 정치세력』으로서의 신당 골격을 정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1ㆍ22합당에 이르는 막후드라마 연출과정에서 맺어진 김영삼최고위원과의 돈독한 관계는 앞으로 박장관 인맥의 폭과 깊이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의 이같은 득세는 흔히 해와 달로 비유되는 노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예견된 것이긴하나 6공출범시 세칭 신주류로 불려졌던 인물군의 현주소와 비교해 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박장관 역시 이 그룹의 한사람이었지만 이춘구 전사무총장과 김윤환 전총무로 대표되던 이 그룹은 「대세」를 앞세운 박장관의 내부공세에 밀려온 게 사실. 또 5공 토착세력으로 구민정당 중간보스로 자임해 왔던 이종찬전총장ㆍ이한동전총무 등도 판의 성격이 달라져버린 거여체제에선 당분간 세확장의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는 형편.
박장관의 행보를 보는 시선은 평자의 정치적 이해나 인간적 친소관계,권력적 속성에 따라 시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이춘구전총장등 또다른 노대통령 신임세력의 박장관(또는 월계수회) 경계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던 데서 보듯 노대통령의 의중을 앞서 읽는 박장관의 발걸음에 제동을 걸만한 세력은 없는 상태. 실제 박장관은 통합추진위에서도 그의 조직을 십분활용,정강정책ㆍ당헌ㆍ사무처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복안을 거의 대차없이 관철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민정계 내 평가와 별도로 그는 민주ㆍ공화계 관계자들로부터 『논리적이고 냉철하며 예의도 갖춘사람』이란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같은 그의 독주도 따지고 보면 대통령의 후광이란 여권역학관계에 기인한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민정계내 소계파들의 움직임을 박태준대표 울타리내로 구획해준 노대통령의 지원에 의한 측면이 크다. 이는 또한 「포스트 노」를 둘러싼 노대통령과 박장관의 이해일치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만 그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깊숙한 동기는 연말쯤 구체적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박준병총장은 민자당 내에서 1노2김의 대리인이자,박태준대행을 제외하면 실질적 당운영권자.
모나지 않고 합리적인 데다 치밀함도 갖추고 있는 그의 성격은 가끔 소극적ㆍ보신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실제 15인 통합추진위를 큰 마찰없이 이끌어갈 수 있는 장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월초 월계수회 해체주장이 비등할 때 그는 『앞으로의 선거등을 대비,당의 외곽조직으로 남겨두는 게 바람직하다』며 방패막이를 자임해 박장관계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본인은 그같은 인식이 억측에 불과하는 주장. 나아가 그는 오히려 박장관의 「대부」 역할까지 생각하고 있는 듯. 두사람간의 관계설정은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박장관 주도의 신당정국에서 형성된 신여권 새 주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1ㆍ22 합당선언에 이르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다기보다 당내반발 무마 등 「악역」을 맡은탓에 아직 뚜렷한 독자적 행보를 취하지 못하고 있으나 잡음이 따르게 마련인 신당 조직책 선정등에 서 그의 조정력이 기대되고 있다.
그는 최근 월계수회장인 이재황의원등 박장관에 기대는 일부 의원들을 불러 언행의 신중을 「훈계」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함께 이승윤의원은 민자당의 핵심과제인 경제난 타개와 관련,자유시장원리에 입각한 새 경제정책 기조를 주창하고 나서고 있고 김중권의원은 구민정당사무차장 재임시 두차례 보궐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끄는등 탁월한 분석ㆍ판단력을 인정받아 정부내 중용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정동성의원의 경우 특유의 추진ㆍ저돌력과 원내총무직을 도중하차한 섭섭함이 어떤식이든 배려될 전망이다.
○민주계
○…민주계의 버팀목은 통합추진위 멤버뿐 아니라 그밖에도 산재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주계를 이끄는 인사는 역시 추진위 멤버들이고 이중에도 6인간사회의에 들어가 있는 김동영,황병태의원에게 체중이 실리고있다. 특이 이 두사람은 여러면에서 대조성을 갖고 있다.
김동영총무는 김영삼최고위원의 오랜 야당생활을 측근에서 「의리」 하나만으로 보좌해오면서 민주계의 중간보스로 힘을 키워왔다. 이번 정계개편 과정에서 이기택의원이 야당에 잔류하고 최형우의원이 무모한 야권통합운동을 벌이다 실패함으로써 김총무는 민주계에서 명실상부한 제2인자의 자리를 어부지리로 굳힌 셈이다.
거대여당의 원내총무라는 막강한 자리에다 김최고위원을 대리해 계보를 관리할 수 있는 행운을 잡게된 셈이다. 즉 김최고위원이 초계보의 차원에서 보다 「큰정치」를 가능하게 하기위해서도 그에게 계보관리를 믿고 맡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반해 황병태의원은 신사고에 의한 정치의 틀을 김최고위원에게 제공하고 정계개편을 성공시키는데 산파역을 했다는 점에서 민주계의 잠재적 실력자로 볼 수 있다.
하루 하루의 정치적 감각은 당료출신들을 따르지 못하는 것 같으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치적 이슈를 제기하는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있어 김최고위원에게 이제 없어서는 안될 지략가가 됐다.
김총무가 「하드웨어」라면 황의원은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80년대 정치가 「차포」 장기처럼 단순한 정치게임이라면 90년대 정치는 「마상」 장기처럼 한 단계 높은 게임이므로 황의원의 훈수가 더욱 필요한 셈이다.
따라서 예를들어 계보내 당직이나 조직책선정 문제에서는 단연 김총무가 영향력을 행사할 테지만 거대여권 내의 정치,즉 내각개편 참여 등에서는 김최고위원은 아마 황의원의 훈수에 더 귀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총무는 중진을 제외하고 김총재 직계비서출신을 비롯한 계보내 의원과 유대가 깊지만 황의원은 계보내 인맥형성에 현재로서는 관심이 없고 민자당의 장기구도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다.
그는 정계개편으로 민주계 내의 합당회의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음을 감안,아마도 92년도 총선까지는 김최고위원의 참모로서 남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그는 민자당내의 인맥이 장차 노선별로 분화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것을 보면 당내 온건보수주의를 묶는 차세대 리더십대열에 관심이 있다고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김덕룡의원은 서열상 6인간사에 끼이지 못했으나 김최고위원의 신임으로 볼 때 김총무나 황의원과 큰 차가 없다. 또한 합당과정에도 깊숙히 관여한 공에다 김최고위원의 청년조직인 「중정」을 맡고 있는 점도 향후 부상과 무관치 않다. 김동규의원과 박관용의원은 황의원과 함께 김최고위원의 정책브레인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박의원은 북방드라이브에서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공화계
○…공화계에는 「김종필의 보좌역」은 있으나 계보의 버팀목은 찾을 수가 없다. 현재 민자당 내에서 활발한 운신을 하고 있는 인사는 추진위6인간사 멤버인 김용환정책위의장과 최각규의원 정도. 그러나 공화계에서는 김의장을 김종필최고위원의 「분신」,최의원을 「사신」으로 부르는 등 민정ㆍ민주계에서 볼 수 있는 실세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공화계에서 버팀목이 없는 것은 옛고급관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JP가 계보를 비선과 점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이 원칙을 두사람에게까지 예외없이 적용하기 때문.
다만 윤재기ㆍ김제태의원 등 충청출신 의원들이 김의장을 고향선배로서 가까이 하고있으며 조부영ㆍ이택석의원 등이 업무적인 관계로 최의원에게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특히 계보의원들이 그나마 「힘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이들 두의원을 중간보스로 여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며 더구나 현민자당 체제가 두의원에게 「포스트JP」의 정치입지를 모아주리라고 믿는 의원들은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닌듯 싶다.
김ㆍ최 두의원은 JP의 현실적 파워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지 승계하지는 못할 것이란 인식이 공화계 내에 널리 깔려있기 때문이다.
김의장과 최의원도 이같은 현실을 인식,독자적 계보형성보다는 민자당 내에서 민정ㆍ민주양계보의 역학관계 이용한 공화계의 무게 싣기에 더 힘을 쏟고 있는 것같다.
추진위 멤버인 김용채전공화총무도 JP의 신임도나 공화계에 대한 충성도에 있어 김ㆍ최의원에게 떨어지지는 않으나 계보내 영향력에서는 다소 열세라는 지적이 높다.<정병진ㆍ이유식기자>정병진ㆍ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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