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마담」으로 야 연합서 공천/혁명순교 남편 후광도 역부족25일 실시되는 니카라과 총선에 국민야당연합(UNO)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비올레타ㆍ차모로 여사(61)는 반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 현대통령을 꺾고 「니카라과의 코리」가 될것인가.
차모로 여사는 78년 의문의 암살을 당함으로써 니카라과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던 라프렌사지 전 편집장 페드로ㆍ요아퀸ㆍ차모로의 미망인으로 「니카라과에서 가장 유명한 과부」라는 별명을 들어왔다.
남편이 피살된후 당시 반소모사 게릴라전을 벌이던 산디니스타에 참여,5인 군사평의회의 일원으로 오르테가와 함께 79년 수도 마나과시에 입성했던 그녀는 산디니스타정권 성립이후 곧바로 평의회위원자리에서 물러나와 줄곧 반 산디니스타 노선을 걸어왔다. 산디니스타의 사회주의 정권이 싫었기 때문이다.
10여년간 은둔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그녀가 다시 대중의 전면에 나서게된 것은 14개 야당연합체인 UNO가 지난해 9월2일 그녀를 대통령 후보로 연합공천하면서 부터이다.
공산주의에서 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노선차이가 심한 UNO는 그들을 함께 묶어줄 「얼굴마담」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 차모로 여사가 단일후보로 옹립된 것이다.
여전히 니카라과 혁명의 순교자로 국민이 경외하고 있는 고 페드로ㆍ차모로의 부인이라는 상징성이 대통령 후보로 선택된 배경이다.
그녀의 출마는 오르테가의 독무대가 되리라던 대통령 선거전을 뜨겁게 가열시켰다. 남편의 후광 뿐만아니라 동구 보수공산정권의 잇단 붕괴,10년 내전으로 피폐될대로 피폐된 경제,국민들의 염전 분위기등이 그녀의 선전을 가능케 하고 있다.
차모로 여사는 선거 유세를 통해 『전세계의 민중들이 공산주의를 묻어버리고 있듯이 우리도 니카라과에서 공산주의를 묻어버리자』고 호소하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우익 콘트라 반군과의 내전을 종식시키겠으며 징병제도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녀가 10년 내전에 지친 니카라과 중산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ABC TV와 워싱턴 포스트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녀의 지지율은 32%밖에 안돼 48%의 오르테가보다 16%가 뒤처져 있다.
차모로 여사의 약점은 그녀가 43년간의 소모사 일가 독재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던 미국의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있다는데 있다. 니카라과 국민들은 소모사 우익독재 정권을 축출하고 농지 무상분배등 각종 개혁을 단행한 산디니스타 정권에 대해 여전히 더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또 오르테가가 완고한 동구공산권의 지도자들과는 달리 세계적 추세인 개혁을 상당부분 수용하는 탄력성을 보여왔다는 점도 차모로 여사가 「산디니스타의 신화」를 부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MIT 공대출신 대지주의 딸로 태어난 차모로 여사는 남편이 피살되기 전만해도 「남편이 감옥에 갇히면 사식을 날라다주고 아이들의 옷을 손수 뜨개질하던」반체제 지식인의 착한 아내일 뿐이었다.
산디니스타측은 그녀를 친미정권을 수립하려는 미국의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인 감시속에 민주적 절차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오르테가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녀는 완고한 반니카라과 정책을 펴온 미국에게 정책변경을 강요하는 산디니스타의 「트로이 목마」가 될수도 있다. 【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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