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쉬운 문」에만 관심/호 유학 설명회 천여명 몰려/대부분 「학원수준」을 대학으로 착각등 문제90학년도 대학입시가 끝나자 재수를 하려는 수험생들로 입시학원이 북새통을 이루더니 이번에는 해외로 나가려는 학생들의 유학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력은 있으나 재수를 기피하는 학생들과 재수를 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대학진학 희망자들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아예 외국으로 가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외국 교육기관은 대부분 제대로된 대학이 아니라 대학예비학교,언어연수과정이어서 유학을 위해 출국하더라도 현지에서의 적응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한 호주대사관이 23일부터 사흘일정으로 조선호텔에서 개최하고 있는 「호주교육사절단 내한 유학설명회」에는 하루 평균 4백여명의 학부모 학생들이 몰려들어 호주대사관측이 놀랄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주한 호주대사관이 주최하고 국내 39개 호주유학알선업체로 구성된 호주유학협의회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합동설명회에는 호주의 대학,대학원,언어연수 전문기관 등 34개 교육기관에서온 60여명의 호주교육사절단이 직접상담을 맡고있다.
24일에는 상오11시 개장하기도 전에 50여명이 몰려와 진을 쳤는데 일요일인 25일까지 매일 하오8시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연인원은 1천여명이 넘을 전망이다.
상오10시부터 1시간동안 합동설명회가 열린 첫날의 경우 설명회장인 조선호텔 20층 뷔페식당에는 4백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이었다.
수용인원을 훨씬 초과하게 돼 호텔측이 아예 문을 잠가버리자 미처 들어가지 못한 학부모들은 직원들과 한동안 실랑이까지 벌였다.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학생,학부모들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메모에 열중했으며 설명회가 끝난 다음에는 수십명의 학생,학부모가 상담원을 붙잡고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같은시각 호텔1층 그랜드볼룸에 마련된 34개 호주대학과 영어연수학교 개인상담코너도 학부모와 학생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볐다.
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대학입시에 실패했거나 마음에 들지않은 대학에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유학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학이나 학과의 특성,교수방법 등 교육내용을 묻는 질문은 거의 없고 『학력고사 점수가 낮아도 유학을 갈수 있느냐』 『그 학교에 가면 학위를 취득할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았으며 우리의 영어학원이나 다름없는 곳을 대학으로 착각,그곳이라도 들어갈수 없느냐고 묻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비자받기가 쉬우냐』 『살기좋은 곳이냐』는 등 공부가 주목적이 아님을 짐작케하는 질문도 많았다.
또 이번 행사의 내용이 호주고등교유기관에 대한 소개일뿐 개별 유학을 위한 알선과 수속은 별도의 39개 알선업체를 거치게 돼있는데도 당장 유학이 가능한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본드대의 상담원 김혜경씨(28ㆍ여)는 『상담하러 오는 학생 대부분이 이번 대학입시 실패자들』이라며 『유학만 가면 만사형통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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