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평균 접수 천4백ㆍ정식신고 백16건/값 부추긴 중개업소 2곳 특별조사 착수/합의 인하 25%… 갈수록 늘어○…국세청이 지난 20일 전국 6대도시 71개 일선세무서 등에 「부당임대료 신고센터」를 설치한 이후 세입자들의 문의 상담전화가 쇄도,설치 4일만인 23일 현재 총 5천8백건이 접수된 가운데 세무서의 중재로 전세값을 합의인하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자율인하 분위기가 확산되고 국세청의 부당인상 집주인에 대한 강력한 세무조사 실시방침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그동안 급등세를 보이던 전월세등 임대료는 보합내지는 일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일부터 세무조사요원 3천8백여명을 동원,부당임대료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23일 현재 총 5천8백51건의 문의 및 상담신청을 접수했다.
이는 하루평균 1천4백여건으로,접수 첫날의 2백여건에 비하면 갈수록 세무서를 찾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 공식으로 집주인을 신고한 것은 총 4백64건으로 이중 24.6%에 달하는 1백14건은 세부서의 중재 또는 자율로 임대를 인하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세청은 이번 일제조사에 착수한 이래 처음으로 24일 전세값 인상을 부추긴 악덕복덕방 2곳을 적발,특별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의 시범케이스가 될 이들 중개업소는 용산구 표모씨(52ㆍ여)와 송파구 H부동산 공동대표 이모씨(38)등 2명으로 집주인으로부터 일임을 받아 만기가 된 세입자를 몰아내고 50%이상 전세금을 올려받으려다 세입자들로부터 신고됐다.
○…국세청이 조정한 1백14건을 보면 수천만원짜리 아파트에서 몇백만원짜리 단칸방까지 골고루 포함돼 있다.
부유층 집주인들은 「세무조사」에 겁이나서 또는 세무서에서 오라가라하면 「체면」에 손상이 올까봐 전세값을 내리고 있고 서민들은 「동고동락」의 정이 남아있어 몇푼 덜 받는셈치고 세입자의 요구에 따라 준다는 것.
중구 정동 모빌딩(학원소유)을 임대받아 여러개의 사무실로 개조,다시 전세를 놓고 있는 지모씨는 건물주가 임대료를 36% 인상,전세값을 20% 인상하려다가 건물주와 협의,10%만 인상키로 조정하고 자신은 전세값을 종전대로 받기로 결정했다.
서소문의 김모씨(52ㆍ변호사)는 서초동의 오피스텔형 사무실(17평)을 10일전에 평당 2백50만원에 임차하기로 구두가계약 했던 것을 최근 평당 2백만원으로 인하해 정식계약했다.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유모씨(35)의 경우 반지하의 두칸방을 보증금 5백만원 월세 30만원에 세들어 살고있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2천만원으로 4배인상 요구했었다고 세무서에 신고.
국세청 조사반이 실태를 알아본 결과,부근 복덕방에서 2천만원으로 올리도록 부추긴 사실을 알아내고 복덕방을 조사키로 하는 한편 집주인과 세입자를 불러 조정,보증금을 6백만원으로 인상키로 낙찰.
강동구 명일동에 상가 14곳을 임대하고 있는 허모씨(43ㆍ서초구 양재동)는 보증금 50%ㆍ월세 33%씩 일률 인상을 요구했다가 세입자의 신고로 국세청이 조정에 나서 보증금만 10%로 인상하는 선에서 해결했다.
동작구 노량진 1동의 김선남씨는 20평형 주택을 보증금 3백만원 월세 15만원에서 보증금 7백만원 월세 25만원으로 각각 1백30%,60%씩이나 인상요구,국세청이 조정중이다.
또 강남구 역삼동 영동아파트 13평짜리는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소유주와 전세가계약을 체결한 후 중개업자들이 가격을 담합,전세가격을 인상해 세를 놓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역시 조사요원이 투입돼 집주인과 복덕방주인을 찾고 있으나 잠적해버린 상태.
○…국세청의 이같은 맹활약으로 기승을 부리던 전세값 상승세는 주초부터 주춤해졌다고.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 주공아파트 22평의 경우 지난주초 5천7백만∼5천8백만원 수준에 나오던 전세매물이 요즘은 5천2백만원대에도 수요자가 없다고.
또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31평도 전세값이 6천5백만∼7천만원으로 지난 월말에 비해 5백만원정도 떨어졌고 매물도 다소 증가하고 있다고.
국세청과 부동산업계는 자율인하추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정부도 이날 서울ㆍ부산에서의 임대료등록제 시행방침을 밝혀 당분간은 더 이상의 전세값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오는 26일 실시 예정인 반상회에 세부서간부가 참석,신고요령 등을 알리고 반상회보에도 「전세값 안정을 위해 특별히 드리는 말씀」 등의 안내문을 게재,전세값 「자율인하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
국세청은 안내문에서 시민들에게 『집없는 서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시어 지나친 전세값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중개인들에게는 『전세값이 안정될때까지 정예요원을 투입,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엄중 경고.
국세청은 이와는 별도로 이날까지 실태조사 대상지역 파악작업을 완료하고 전세값 급등지역,세입자가 많이 살고있는 지역,아파트단지등 3가지로 분류,동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구체적인 인상률ㆍ집주인에 대한 신상파악등 2단계 조사에 착수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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