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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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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 만큼 「몸보신」 좋아하는 민족은 세계에서 드물 것이다. 요즈음 태국 방콕의 뱀탕집들이 한국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다. 수백마리의 뱀을 플라스틱통이나 가방에 넣어 밀반출하려다,세관검사대에서 터져 뱀들이 쏟아지는 바람에 공항이 수라장이 되는 추태가 방콕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기도 한다. 김포공항에서도 지난해 9월 1백40마리의 뱀이 적발됐다. ◆미국에서는 「웅담」 좋아하는 한국에 밀수출하기 위해 곰사냥을 해온 밀렵조직이 지난해 일망타진 됐었다. 세계시장에 나오는 사슴뿔,다시 말해서 녹용의 70%를 한국이 수입해 오고 있다. 88년의 경우 1천4백61만달러,요즈음 환율로 1백2억원어치가 넘는다. 몸에 좋다는 것은 얼굴 뜨거운 얘기지만 정력에 좋고,오래 살게 해주는 영약이라는 뜻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드디어 70세를 넘어 70.84세가 됐다는 경제기획원 통계가 나왔다(89년도). 유엔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33개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73.7세였다(86∼87년도). 적어도 평균수명으로 본다면 한국도 선진국 수준에 접근해 가고 있는 셈이다. 세계 제1의 장수국은 80.6세인 일본이다. ◆벌써 9년전인 81년 서울의 김진화할머니는 『사람이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고 전해진 적이 있었다. 이때 김할머니는 우리나라 최고인 1백28세라고 했었다. 그 말의 뜻은 그만큼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감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세계의 사슴뿔과 동남아의 뱀을 싹쓸이 하다시피하는 요즈음 사람들에게는 따끔한 한마디가 될 것이다. ◆평균수명이 70세를 넘었다고 어깨를 으쓱할 일도 아니다. 아직도 결핵사망률은 세계 제1이고,노인인구는 늘어나는 데도 사회보장제도는 「갓난 아기」 단계에서 맴돌고 있다. 일반적인 정년도 이제 겨우 55세보다 올려야 된다는 주장이 관심을 끄는 단계에 있다. 무작정 오래 살겠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람답게」 사는 데 더 큰 관심이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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