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법적지위 연내 타결 현안/사회약진… 대북 접촉 가속될듯/“전범 탈피용 왕실외교 시동” 노대통령 방일 고대도이번 총선에서 예상외의 낙승을 거둔 자민당은 지금 새내각 조각에 한창이다. 자민당내 각파벌의 영수들은 총선전 자민당이 과반수를 유지할 경우 가이후(해부) 총리의 재집권을 인정한다는 묵시적 합의를 한터라 가이후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서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0월말까지는 일본정부를 이끌어가게 됐다.
따라서 가이후 총리는 비록 당내 군소파벌인 고모토(하본)파 출신이지만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로 당내 기반이 강화돼 새내각의 구성에서는 어느정도 자신의 킬러를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례가 돼왔던 파벌안배의 원칙은 지켜질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당3역 가운데 간사장에는 오자와ㆍ이치로(소택일랑) 현간사장이 유임되고 총무회장엔 니시오카ㆍ다케오(서강무부) 전문부상,정조회장엔 가토ㆍ무쓰키(가등육월) 전농수상이 기용됐다. 또한 중의원 의장에는 구나카소네(중증근)파 회장 사쿠라우치ㆍ요시오(앵내의웅) 전외무장관이 확정된 상태인데,이에따라 자민당내 4위파벌인 구나카소네파 신임회장에는 와타나베ㆍ미치오(도변미지웅) 전정조회장이 취임,와타나베파로 바뀌게 됐다.
각료직은 하마평만 무성한데 새내각 구성의 초점은 외무장관과 재무장관. 외무장관은 일본의 대외정책과 관련,재무장관은 소비세 문제와 관련해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 기용되는 외무장관은 한국과 관련,현안이 되고 있는 재일동포 3ㆍ4세의 법적 지위문제를 타결해야 될 입장에 있으며 또 오는 5월로 예정되고 있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문제도 맞물려 있어 누가 외무장관이 되느냐는 문제는 우리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특히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문제는 문제의 심각성과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올해안으로 타결을 지어야 한다는 시한성 때문에 올해 우리정부 외교 초미의 과제에서 정치적인 타결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정부로서는 노대통령의 방일을 그 어느때보다 기대하고 있는데 그것은 일본의 왕실외교와 관련,전기가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즉 지난해 1월 사망한 히로히토(유인) 국왕는 전후 줄곧 「전범」으로 취급돼 일본 외교의 걸림돌이 돼왔는데 새로 즉위한 아키히도(명인)국왕은 이같은 속박에서 벗어나 「졸부」라는 일부의 나쁜 이미지를 쇄신해줄 역할을 충분히 해낼수 있으리라는 계산에서다.
그러나 왕실외교의 출발점이자 가장 가까운 나라인 한국이 과거의 역사와 관련,일본의 왕실을 거부해오고 있었다. 일본은 이번에 노대통령의 방일중 아키히토의 방한을 정식 초청토록 함으로써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같은 가시적인 문제를 떠나 일본의 새내각에서 우리가 주시해야될 대목은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다케시타 총리가 북한을 처음으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정식 호칭,정식 외교관계를 촉진할 뜻을 분명히 밝혔는데 일본은 이미 북경과 오스트리아의 빈 등지에서 북한 외교관과 빈번히 접촉해오고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사회당의 대약진은 북한과의 접촉을 한층 촉진시켜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의회 운영에 있어 사회당의 협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하게 된 자민당으로서는 북한과의 접촉에서 사회당의 주장을 반영하지 않을수 없는 처지다.
이미 자민당내 정책부서의 하나인 국제국에서는 북한과의 외교관계 첫단계로 평양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는 안까지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과의 관계는 가이후 정권하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일본은 오는 3월중순부터 평양나고야(명고옥)를 잇는 전세기편 항로를 취항시키는 문제를 놓고 곧 북한과 본격협상에 들어간다. 당초 일본은 북한과 국교가 없다는 점을 들어 평양나고야간의 직항로를 인정하지 않고 만주의 심양을 중간 기착토록하며 비행기 편은 중국의 민항기로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같은 원칙에서 상당한 신축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것은 항공협상이 곧 정부간의 협상이라는 점에서 일본이 북한에 보내는 배려로 여겨지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주목거리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현재 일ㆍ북한간 현안인 제18 후지산(부사산)호 선원 문제가 어떻게 타결될 것이냐에 따라 짐작이 가능할 것 같다. 북한이 제18 후지산호 선원 2명을 억류한것은 지난 83년 11월15일. 이보다 보름전 북한군 하사 민홍구가 이 배를 이용,일본으로 망명했는데 이 배가 다시 북한에 입항하자 북한은 선장과 기관장등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민홍구와의 교환을 요구하며 지금껏 인질로 구금중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이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지난해 자민당내의 중진인 가네마루ㆍ신(김환신) 전부총재를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거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일본정부는 이번에 시작되는 항공협상과 이문제를 연계할 것으로 보여져 가네마루 방북이 실현될 경우 일ㆍ북한 양국은 외교적인 측면에서 큰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경=정 훈특파원>동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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