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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쟁전선/박승평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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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쟁전선/박승평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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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인류가 맞을 채비를 갖췄건 안갖췄건 이미 새로운 세기로 들어섰다』고 말했던건 미국의 사회경영학자 피터ㆍ드러커 교수였다. 그는 지난달 타임지와의 회견에서 새로운 세기는 「후기 비즈니스 사회」 진입을 뜻하는 것으로 『인간은 더이상 비즈니스적 가치가 아닌 전문적 가치로 평가된다』고 달라진 인간평가의 척도를 강조했었다.현실적으로도 극심한 경쟁속의 21세기 고도산업사회에서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키 위해서는 첨단과학기술의 자립과 이를 통한 공산품의 고품질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산업구조를 지식ㆍ두뇌집약적으로 개편,과학기술을 정밀화ㆍ고도화ㆍ시스템화해야 하는데 우선 그 주역인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과 확보가 중요해진다.

그러나 현실은 과기처나 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소홀한 점이 많아 고급기술인력 확보에 특별한 투자와 노력과 지원혜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주초 산업연구원의 세미나에서도 「우리나라 연구개발인력의 수급균형」 문제를 놓고 그동안 이공계 학사학위 배출수의 증가가 기업체에 대한 연구개발 인력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으나 이자ㆍ배당ㆍ투기이익 등의 비근로 재산소득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회수가 적은 연구직을 기피하는 우려할만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음이 지적됐다. 이 문제를 놓고 과학기술계는 과학자 스스로의 자세도 문제겠지만 그들이 연구에 전념할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사회분위기 조성의 하나로 당장 대두되고 있는 시급한 일이 바로 자연계 연구ㆍ기술인력에 대한 병력 특례 문제이다. 병무당국이 제정,오는 4월1일부터 발효될 병역의무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로 이공계 학사연구인력에 대한 특례가 없어지고 석사급 이상의 경우도 연구기관에 취업해야하는 사후특례제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연구기관에서 석ㆍ박사급 인력을 전원 채용ㆍ활용하면 문제는 없겠지만 현실은 매년 4천여명에 이르는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해택을 못받아 기술개발에 요긴한 최적령기의 3년을 연구와 동떨어져 군무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20대 조기 박사학위자 양성의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도 석ㆍ박사 과정을 통틀어 입학과 동시에 특례를 부여받았는데 앞으로 석사과정은 졸업후 연구기관 근무 경우에만 특례가 해당되고 박사과정도 입학후 3년동안으로 특례기간이 한정되어 고급 두뇌의 활용과 영재양성에 제약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밖에 개정안의 특례대상 연구소에 관한 규정이 대기업 위주로 되어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오늘의 기술전문사회는 조기영재교육 경쟁으로 그 승패가 판가름 난다고도 한다. 프린스턴대의 레만교수는 여러분야의 영재들이 어떤 나이때 가장 창조적인 활동을 했는가를 조사한 결과 26세때부터 시작,30대를 넘지 않았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했던 것이다.

나라의 기술경쟁력이 국력이 되고 기술혁신이 바로 자주국방 능력도 뒷받침한다고 과학기술계는 말한다. 이제는 연구소야말로 국제간의 새로운 싸움터임을 실감할 정도로 더욱 가열된 기술경쟁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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