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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1개월… 민자의 새 풍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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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1개월… 민자의 새 풍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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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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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등서 보수성향,「월계수 신드롬」 앓기도/「신사고」 아직 터득못해 “얼떨떨”… 「탈야」 고민/원로­소장,「몫」놓고 갈등… 조심스런 2분화22일로 3당통합 신당인 민자당은 출산 한달을 맞는다. 민자당은 3당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가진 지난 9일을 창당기념일로 정하고 있지만 정계에서는 「1ㆍ22 청와대 합당선언」이 갖는 엄청난 의미 때문에 이날을 사실상의 「창당기념일」로 아예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은 아직도 여의도 당사의 입주채비를 끝내지 못해 통합추진위 사무실 주변을 맴돌고 있는가 하면 계파간 이해다툼으로 당기간조직의 당직인선도 늦어지는등 아직도 어수선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헌정사 초유의 거대 몸집을 가진 민자당은 이같은 현상이 신당의 민주적 체질을 대변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크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의정의 풍속도를 의원들이 여전히 어색하게 느끼고 있고 적지않은 국민들이 비판적 시선을 거두고 있지 않다는 점,나아가 하루아침에 새 여권체질을 받아들일 만큼 3당3색의 보폭조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에 기인한 것 같다.

○…신여권의 한달 중간결산은 우선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당정관계와 이에 따른 여권체질 습득훈련에서 찾을 수 있다. 민자당이 당면한 경제ㆍ치안문제와 관련,지난 12일ㆍ17일ㆍ21일 세차례의 고위당정회의를 포함,잇단 대소 당정회의를 가진 것도 따지고 보면 탐색전을 겸한 당정 호흡조절의 성격이 짙다. 현재론 민자당 출범에 따른 내각개편이 이뤄지지 않았고 3당간 안정ㆍ개혁ㆍ번영의 색채융합도 충분치 않아 당정 역학관계의 변화를 뚜렷이 읽기 힘들다.

그러나 이미 경제난 타개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민자당은 경제정책기조의 재검토에서 종합토지세율 인하에 이르기까지 자기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고 주요정책의 경우 사전 당정회의를 필수조건으로 요구하는등 「당 우위」를 점차 좁혀나가겠다는 태도이다. 반면 지금껏 표출된 당 우위는 경제에 관한 한 보수적 입장이 흐트러지지 않고 있어 출범초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고 보안법 개폐등 민주개혁에 있어선 여전히 구여권 우위현상이 드러나는 기형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

민자당은 23일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최고위원ㆍ주요당직자ㆍ통합추진위원ㆍ국회 상임위원장 전원과 국무위원 및 청와대수석비서관 전원 등 「신여권 실력자」 모두가 참석하는 고위당정회의를 열 예정. 이날 회의에서부터 당 참석자들이 민자당 출범의 기치를 내세운 주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큰 관심.

○…민자당이 불리한 풍속도의 한 측면은 행정부의 태도. 정부관료들은 비록 당 우위이긴 하나 민정 한 식구라는 생각으로 4당체제에서의 야당 눈치보기 부담을 덜었다는 표정이 역연한데,때문에 종종 구야권 의원들과 미묘한 갈등도 빚고 있는 실정. 민주계의 한 의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필요이상으로 조심스럽던 관료들이 돌연 긴장을 풀어버린 것 같다』며 『같은 편이니 마음을 놓아도 된다는 식의 관료체질부터 바꿔야 한다』고 흥분.

물론 4당체제에서 관료들이 시달림을 받고 국회 개회땐 행정공백을 낳을 만큼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관료들의 태도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의 경직된 관료상을 상기시키는 측면도 적지않아 공직자의 기강쇄신이 민자당의 우선적 과제라는 지적.

○…민정계 의원들이 언론등에 의한 자신의 계보분류에 부쩍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 박철언정무1장관이 민자당 출범에 본격 간여하면서부터 표출된 이같은 현상은 의원들간에 「월계수 신드롬(증후군)」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

특히 박장관계보다 당내 중진들인 이종찬ㆍ이한동ㆍ김윤환의원쪽으로 분류된 일부 의원들은 『그분들과 사이가 먼 것은 아니지만 계보로 분류될 정도도 아니다』라며 『업무관계로 접촉하거나 한두번 만난 것을 갖고 계보로 분류할 수 있느냐』고 불만. 물론 이들 의원중에는 본인의 성향과 다르게 잘못 분류된 예도 있으나 과거엔 계보분류를 문제삼지 않았거나 과거 계보를 적시하면 싫어하는 성향이 짙어져 눈길.

이와함께 의원들의 「계보 기피증」도 적지않아 『동료의원들과 밥 먹기도 겁난다』는 소리도 적지않은데 이같은 태도는 박장관계로 분류된 의원들의 「침묵」과 좋은 대조를 이뤄 『정치는 역시 세에 의해 하는 것』이란 얘기가 만연.

○…「민자당 한달」을 보낸 민주계 의원들의 적응과정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삼최고위원은 스스로 극적 변신의 리더십으로 일부를 제외한 54명의 의원들을 신여당에 동행시켰지만,이들 모두가 김최고위원 수준의 「신사고」를 체득하지 못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주계 의원들의 요즘 사고는 크게 두가지 상반되는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우선 기존의 여ㆍ야 극한대립을 바탕으로 한 획일적 리더십이 3계파간 협의에 의한 리더십으로 정치행태 및 정치문화의 질적 변화를 맞게 된 것이 민자당의 기여라는 생각이다.

민자당의 출범을 신질서로 표현하는 이들 「긍정그룹」들은 그만큼 계파간의 이해다툼마저도 민자당이라는 모집단속의 민주적 토론ㆍ협의문화의 정책과정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직 배분의 한 고위관계자가 『양보를 좀 하게 됐다고 불쾌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들이 순조로운 탈야의 사례들.

반면,여당에 몸담게 됐으면서도 여전히 야당시절의 잣대를 떨치지 못하는 「정서적 혼란」 그룹들은 최근 몇 지구당의 화염병 피습사건에 대범하지 못하다. 한 소장의원은 『김최고위원에 대한 충성으로 따라왔고,앞으로도 김최고위원 위상과 지분확보가 순조로울 때나 여당이 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스스로의 정체성 확립이 고통스러움을 토로하고 있고 다른 의원은 『국회활동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정리할 수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민자당의 공화계 의원들은 「JP 일변도」로 인한 중간보스역 부재로 인해 원로와 소장간에 「조심스런 이분화」가 이뤄지고 있는 느낌.

이같은 분위기는 당직 인선에서 시작,점차 고조되고 있는데 다선의원층이 낮아 당직의 일부가 소장 초선의원들에게까지 흘러내려오면서 이들간의 경쟁이 자연히 상층구조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 소장의원들은 『세대교체』 『경륜보다 능력』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당초 민자당 출범이후 소장의원들이 민정ㆍ민주계 의원들과의 잦은 접촉으로 JP 역할에 대한 다소의 회의감까지 갖게 된 것도 공화계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공화계의 원로급들은 JP와의 인간적 공감대등을 무기로 소장의원들의 반발과 동요에 애써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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