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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탑 너무크다”논란/전쟁기념사업회/92년 한강중지도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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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탑 너무크다”논란/전쟁기념사업회/92년 한강중지도에 계획

입력
199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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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높이 3백30m 나/찬성 크기비해 친근감… 63빌딩과도 어울려/반대 남산보다도 높아… 국민여론 수렴해야국방부유관 민간단체인 전쟁기념 사업회(회장 이병형예비역중장)가 6ㆍ25 40주년을 맞아 국민들의 성금으로 서울 한강대교의 중지도에 건립키로한 전쟁기념탑(가칭 평화의 탑)이 너무 규모가 커 오히려 건립취지를 해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기념 사업회가 현상공모를 통해 탑 건축연구소(소장 최영집)의 응모작인 높이 3백30m규모 맘모스탑을 당선작으로 선정,지난16일 시상식을 마치자 반대여론이 일고 있다.

건축전문가와 시민들은 이 탑의 높이가 남산 서울타워(2백40m) 남산(2백65m)은 물론 프랑스의 에펠탑(3백12m)보다 더높은 점을 지적,『굳이 그렇게 큰 규모로 전쟁기념탑을 세워야 하느냐』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선정 경위◁

당선작은 심사과정에서도 규모때문에 논란이 빚어진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전공 대학교수 6명,미술관계자 2명,기념사업회관계자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윤장섭 서울대 공대교수)는 응모작 44점중 최종심까지 올라온 3점을 놓고 7시간의 격론을 벌인끝에 무기명투표로 과반수(5표)를 얻은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역사적 맥락을 잘 승화시켰고 크기에 비해 친근감을 주는 외형을 갖췄다』는 긍정론과 『설계모형상 무리가 없는것같지만 3백m가 넘는 초대형 탑을 좁은면적에 세울 수 있는지 의문이며 한강고수부지 등에서 바라볼때 수직으로 너무 치솟아있어 보기에 불편하다』는 부정적 견해로 엇갈렸다.

▷당선작◁

설계도에 의하면 이 탑은 높이 3백30m로 기단부분이 약 80m,가운데 탑신이 약 1백70m,탑두부분이 약 80m로 돼있으며 전망대가 설치되는 탑두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된다.

기단부분은 가운데에 8괘를 상징하는 기둥 8개로부터 바깥쪽으로 가면서 16,32,64개 기둥으로 분화되며 기둥과 들보로 연결된 공간의 외부에는 전쟁과 파괴,갈등과 대립,혼란과 분열을 상징하는 조각물이 탱크 비행기 군함 등 폐기된 육해공군장비들로 장식된다. 또 조각사이의 탑내부를 터놓아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자유로이 드나들수있게 설계됐다.

설계자 최씨는 『혼란과 시련을 이겨낸 민족의 저력과 각계각층의 반목과 대립이 화합을 이루는 내용을 형상화했다』며 『탑의 높이가 다소 높긴하지만 중지도에 세울경우 63빌딩(2백64m)의 높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쟁기념사업회◁

이 탑의 건립취지는 「조국수호에 몸바친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자유수호와 통일염원을 상징한다」는 것.

사업회는 당초 정부예산 1백50억여원으로 92년9월까지 건립하려했다가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키로하고 지난해 7월5일 건립후원회(회장 백선엽)를 결성,국민성금을 거두고 있다.

▷반대의견◁

당선작의 규모가 알려지자 한국미술비평연구회장 이영욱씨는 『기념성은 규모의 거대함으로만 구현되는게 아니다』라며 『한강일대의 자연스러운 곡선,남산의 밋밋한 자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했다.

청년건축인협의회 부의장 한인선씨(33)는 『국가적 기념물은 여론을 충분히 수렴,공청회 등을 거쳐 만들어야 한다』며 『설계공모당시 기념사업회측에서 기념비에 어울릴만한 스케일을 요구해 이처럼 규모만을 중시한 작품이 나온것 같다』고 말했다.<윤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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