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보다 하소연성 문의 더 많아/상가 500만원 보증금 4배 올려/연립 12가구에 일제 인상 요구/대전선 9%인상 건물주 “화제”○…부당임대료 신고센터가 설치된 첫날인 20일 전국 6대 도시의 일선세무서 민원상담실에는 집없는 서민의 애환이 담긴 하소연성 민원이 줄을 이었다.
집주인이 아무리 많은 전세금을 요구해도 그대로 따르든지 아니면 더 적은 곳을 찾아 월세로,변두리로 보금자리를 옮겨야만 했던 「무주택자」들의 속앓이가 얼마나 심했던지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또 집주인과의 서먹서먹한 관계가 되는 게 싫어 신고하는 사람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하소연조 문의전화가 주류라는 게 일선세무서 직원들의 말이다.
○…세무서 민원실에 접수된 전화문의 및 신고상황을 보면 전ㆍ월세 문제가 부유층이든 빈곤층이든간에 계층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의 절박한 생존문제임을 알 수 있다.
1억원짜리 고급아파트에서 3백만원짜리 달동네 단칸방의 「셋방살이」까지 형식은 다르지만 똑같이 「더받고 덜내기」위해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집주인들도 전세값을 너무 올렸다가 「재수없이」 세무조사 받는 게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서울 관악세무서에 이날 일착으로 집주인을 신고한 신모씨의 경우 구로구 독산4동의 단칸방에 3백50만원으로 1년전에 들어왔는데 집주인이 배를 올려 7백만원을 내든지 아니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신씨는 한달에 30만원 가량 받는 근로자의 월급으로선 한푼 쓰지않고 1년 모아도 오른 전세보증금을 충당할 수 없다며 집주인에게 하소연해 보았지만 통하질 않아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관악구 신림3동의 선모씨는 2월말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아무런 상의 없이 다른사람과 값을 올려 계약해 놓고 방을 비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세무서의 경우 총 10건의 문의전화가 왔는데 이중 강동구 둔촌동 현대2차 아파트 102동 1107호에 살고 있는 이모씨는 3천2백만원이던 전세금을 56%(1천8백만원) 오른 5천만원으로 인상 요구받아 부당하다며 신고해왔다.
이모씨는 전세금이 아무리 올랐다 해도 별안간 절반이상을 더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집주인에 대한 상세한 신변사항도 함께 신고하는 동시에 『10∼20%까지는 더 낼 용의가 있지만 그 이상은 절대 안되고 집도 비워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송파세무서의 경우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 30만원이던 한 상가는 보증금을 무려 4배나 올린 2천만원을 요구하다가 세무서에 「부당인상」으로 신고됐으며 아시아선수촌의 한 아파트는 6천5백만원이던 전세금을 1억2천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또 송파구의 모연립주택 주인은 12가구를 모두 세놓고 있는데 전세보증금을 1천2백만원에서 1천7백만원으로 일제히 올려줄 것을 요구,세입자와 집단 마찰을 빚고 있으며 단독주택도 7백만원,8백만원짜리 전세를 각각 1천2백만원과 1천4백만원으로 올려 신고 됐다.
송파와 함께 서울의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세무서의 경우도 9천만원이던 아파트전세금이 1억3천만원으로,보증금 2백만원에 월 33만원이던 상가는 보증금은 2배 오른 4백만원,월세는 50% 오른 46만원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강남의 경우도 10여건이 접수됐으나 대부분의 문의자들이 『정말 조사하느냐』『집주인이 알면 밉게 보여 집값만 더 오르게 되는 게 아니냐』는 등의 문의성 질문이 집중되고 정작 「신고하라」는 요구에는 집주인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을 우려해서인지 공식신고는 뜸하다는 것.
○…이같은 딱한 분쟁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전에서는 일률적으로 9%만 올린 건물주가 있어 화제.
대전중구 유천동 196 새서울쇼핑센터(건평 1천8백60평) 주인 장진환씨(68ㆍ사업)는 빌딩에 세들어 있는 68명의 상인에게 평당임대료를 1층은 1백11만원에서 1백20만원,2층은 60만원에서 65만4천원,3층은 50만원에서 54만5천원,복도등 기타상가는 40만원에서 43만6천원으로 일률적으로 9%씩만 인상했다.
장씨는 정부의 한자리수 인상방침에 호응하고 영세세입자의 편의를 위해 이같은 소폭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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