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상오11시 90학년도 입학식이 끝난 서강대 메리홀강당에서는 학부모들과 학교관계자간에 만남의 장이 이뤄졌다. 서강대측이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소개하고 학교사정을 알리는 「신입생ㆍ학부모 간담회」를 마련한 것.이날 간담회는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7백30석의 좌석은 물론 뒤켠까지 꽉 메워졌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대학과 학부모는 돈과 성적표를 주고받는 관계일뿐 이었습니다. 또 최근 등록금을 둘러싼 사태에서 보듯 사립대는 재정빈곤에다 대학인 상호간의 불신이라는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제복 차림의 박홍총장이 「난세의 총장론」을 펴며 교육일선에서 본 우리시대의 진통을 하나씩 짚어나가자 장내는 기침소리도 잠잠해 지는 분위기였다.
박총장이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수십년의 「짐승문화」 속에서 일부 운동권학생들은 그들이 미워하는 사람을 방법적으로 닮아가기까지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해결책은 오로지 대학의 주체인 교수와 학생간의 대화이며 학부모도 결코 방관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할 때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했다.
박총장이 문교당국과의 마찰을 가라앉혀가며 학생들과 공개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 경험담을 소개할 때는 안도의 표정이 역력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질문의 기회가 주어지자 한 50대 학부모는 기다렸다는 듯 신학기 대학가시위에 대한 학교측의 전망과 대처방안을 물었다.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대학당ㆍ인간당」입니다. 학생들을 「거룩한 방황」으로 이끌기 위해 학부모님들과 함께 그들의 고민을 나눈다면 싱싱한 도덕성과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라는 자신에 찬 답변이 나오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1시간30여분동안 진행된 간담회가 끝났을 때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대학과 학부모사이에 형성된 신뢰감은 「시위와 혼란의 봄」을 맞는 대학가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낼수 있을 것 같았다.<장병욱기자>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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